[3분 논평/홍찬식]하인스 워드의 귀국을 환영하며

  • 입력 2006년 4월 5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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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하인즈 워드가 미국의 풋볼 스타로 성장해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서울에서 출생해 두 살 때 미국으로 이주한 그의 인생 스토리는 너무나 유명합니다. 모두가 환영해 마지않는 그의 귀국은 29년만의 일입니다.

금의환향이라는 말이 그를 두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그의 어머니는 미국에서 일찍 이혼한 뒤 한국으로 돌아갈까 여러 번 망설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들을 차별 없이 키우려면 미국을 떠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을 키우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김영희 씨의 모습에서 한국 어머니 상을 그대로 읽습니다. 그의 인간승리는 워드 자신의 승리이면서, 동시에 한국 어머니의 승리이기도 합니다.

돌이켜 보면 6.25전쟁을 딛고 일어선 한국의 경제발전도 강인한 어머니의 역할이 컸습니다.

워드는 ‘살인 미소’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이 끊임없는 노력, 타고난 성실함과 만나면서 혼혈의 난관을 극복하고 오늘날의 영광을 만들어냈습니다.

그의 성공은 한국에 있는 혼혈인들의 처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한국에 살고 있는 혼혈인들이 얼마나 한국을 조국으로 여기고 있을까 생각해 보면 마음이 답답해집니다. 워드가 한국에서 성장했더라면 과연 꿈과 재능을 마음껏 펼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한국은 선진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혼혈인들이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공정한 기회를 얻지 못하고 평생 그늘 속에서 살아가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선진국은 피부색, 인종에 열린사회입니다.

잡종이 환경 적응에 강하며 문화적으로도 앞선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혼혈인을 포용한다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약자에 대한 배려는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입니다. 혼혈 자녀들이 교육이나 취업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가 재능 있는 혼혈인들에게 기회를 주어야합니다.

‘부끄러운 것은 혼혈이 아니라, 혼혈을 차별하는 것’이라는 워드의 말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울림을 줍니다. 미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혼혈 스타가 탄생하는 날을 기다려 봅니다. 하인즈 워드의 귀국을 환영합니다.

지금까지 하인즈 워드의 귀향이 갖는 의미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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