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창립 10주년을 맞는 국제교류재단의 이인호(李仁浩·65) 이사장은 3일 해외에서 한국 알리기의 첨병 역할을 해온 재단의 ‘생명줄’인 국제교류기여금을 살리기 위해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국제교류재단은 세계 각국에 각종 한국학 연구 기금을 지원하는 것을 비롯해 한국 문화를 홍보하는 중추적인 국가기관으로 자리잡았는데 정작 국내에선 그 역할과 중요성을 잘 몰라 예산의 3분의2가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고 걱정했다.
미국 하버드와 컬럼비아대, 영국 옥스퍼드대 등 세계 유수의 대학에 한국학 교수직을 설치한 것과 대영박물관을 비롯한 세계 3대 박물관에 한국실을 개설한 게 국제교류재단이 꼽고 있는 대표적인 성과.
이 이사장은 이어 “첫 여권 발급 때 내는 국제교류기여금(1만5000원)만 없애지 않으면 재단을 살릴 수 있다”며 “예산은 일본교류재단의 10분의1밖에 안되지만 직원들은 사명감을 갖고 혼신을 다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2월에 취임한 이 이사장은 서울대 교수 시절인 96년 최초의 여성대사(핀란드)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던 인물. 이어 러시아 대사까지 역임했다.
당시 전직을 위해 엄청난 고민을 했다는 이 이사장은 “여성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여성계와 주위의 요청을 뿌리치지 못한 게 결국 인생의 마지막을 외교 업무에 바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