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사회

외식 대신 ‘엄마표 집밥’… 콜레스테롤-중성지방 수치 뚝

이지은기자 | 조자향 서울아산병원 소아내분비대사과 전임의
입력 2015-11-06 03:00업데이트 2015-11-06 03: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2015 건강 리디자인]
[아이건강, 평생건강]‘비만 프로젝트’ 초등생 3명 최종 점검
10월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김선홍, 박기철 군과 조자향 소아내분비대사과 전임의(왼쪽부터 시계 방향)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조 전임의는 “7개월 전보다 아이들의 비만 상태가 개선됐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운동하고 식단 조절을 하면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기철이 정말 잘했네요. 지난 7개월 동안 몸무게는 거의 안 늘었는데 키가 많이 컸어요. 요즘 운동을 많이 했나 보네요.”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박기철(가명·12) 군은 조자향 소아내분비대사과 전임의가 칭찬하자 얼굴이 발그레해지며 미소를 지었다. 평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우울증이 있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던 박 군이지만 이날만큼은 “요즘 형이랑 하는 캐치볼이 정말 재미있어서 거의 매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서울 도봉구 가인초등학교 6학년인 박 군과 3학년인 이동국, 김선홍(이상 가명·9) 군은 3월부터 동아일보의 ‘2015 건강 리디자인-아이 건강, 평생 건강’ 비만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세 명은 이날 올해 마지막 진료를 받았는데 모두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이들 중 비만이 가장 심각했던 박 군의 상태가 제일 많이 좋아졌다. 키가 2.8cm 컸는데 몸무게는 0.3kg 느는 데 그친 것. 그 결과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도 31.38에서 30.39로 떨어졌다. 현재 무엇보다 박 군 스스로가 운동에 재미를 느끼게 됐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캐치볼 외에도 1주일에 세 번씩 ‘방과 후 수업’으로 구기종목을 한다. 한 번 하면 1시간가량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열심히 한다. 조 전임의는 “기철이는 평소 식사를 많이 하거나 간식을 즐기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운동만으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영양 많은 ‘집밥’이 최고

처음 진료할 때 중성지방 수치가 dL당 357mg으로 매우 높았던 이동국 군은 이날 132mg이라는 훌륭한 ‘성적표’를 받았다. 정상 범위는 199mg 이하다. 중성지방은 식습관 탓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군은 평소 간식을 즐기고 운동하는 걸 싫어했으며 음식을 빨리 먹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특히 엄마가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보다 인스턴트식품이나 배달 음식, 외식을 즐겼다.

하지만 프로젝트에 참여한 후 이 군의 어머니가 외식을 크게 줄이고 ‘집밥’을 주로 먹이고 빨리 먹는 습관도 고쳐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여전히 이 군의 식욕은 왕성하지만 ‘집밥’ 위주의 식단만으로 큰 효과를 봤다. 최근 태권도를 시작했는데, 재미를 느끼며 열심히 한다. 키는 4.7cm 자랐고 몸무게도 2kg 늘었다. 조 전임의는 “몸무게가 다소 늘어난 게 아쉽지만, 이 정도면 정상적인 성장 속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운동을 통해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 UP

첫 진료 때 키와 몸무게, 혈액 검사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김선홍 군은 각종 수치가 더 좋아졌다.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dL당 164mg에서 153mg으로, 중성지방도 dL당 89mg에서 57mg으로 떨어졌다. 특히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HDL 수치가 55mg에서 63mg으로 올라갔다. 이 콜레스테롤은 운동을 많이 하면 향상된다. 실제로 김 군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후 검도와 자전거 타기 등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한다. 또 김 군의 어머니가 기름기가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 위주로 식단을 짰다.

그런데도 아쉬운 부분은 여전히 남았다. BMI로 보면 박 군은 여전히 고도비만(30 이상)이고, 이 군과 김 군도 과체중(23.0∼24.9)에 속한다. 체중이 느는 것에 비해 키가 더 많이 컸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체중이 늘지 않거나 조금이라도 빠지는 게 이상적이다.

○ 소아비만 탈출엔 가족의 관심과 도움이 필수

특히 박 군은 성인이 된 후 최종 몸무게도 지금보다 더 나가지 않는 게 좋다. 또 고환이 또래보다 두 단계 커져 있고 뼈 성장도 1년 이상 더 진행된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체중 조절을 해야 한다.

김 군도 고환이 또래보다 미미하지만 커진 상태이기 때문에 체중 관리를 못하면 조기 사춘기를 맞을 수 있다. 방치하면 성장판이 일찍 닫혀 유전적으로 자랄 수 있는 키보다 덜 클 수 있다. 꾸준한 운동이 중요하다.

성장기 아이는 성인과 달리 몸무게를 유지하면서 키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 즉 살을 뺀다는 이유로 음식량을 무조건 줄이는 것은 금물이다. 세 끼 모두 한식 위주의 식단, 즉 밥과 나물, 콩이나 두부, 등푸른생선과 같이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 위주로 먹이는 게 좋다.

과자나 음료 등은 피하고, 만약 아이가 운동 후 배고파한다면 저지방 우유와 함께 찐 감자나 고구마를 준다. 특히 아이들은 본인의 의지로 살을 빼는 것이 힘든 만큼 가족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조 전임의는 “세 명 모두 가족의 관심과 도움으로 식생활이 크게 개선됐고, 꾸준히 운동을 하는 습관을 가지게 됐다”며 “소아비만에서 탈출하려면 부모를 포함해 가족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주치의 한마디]소아비만 최고 치료법은 생활습관 개선 ▼

3월 소아비만 줄이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 약 7개월이 지난 지금, 이들의 몸무게는 크게 줄지 않았지만 모두 정상 범위 내에서 키가 성장했다. 또 모두 총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떨어졌다. 식습관 개선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나물 등 한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고 과자 등 간식을 줄이며 피자, 햄버거와 같은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려고 노력한 모습이 고스란히 나타난 것이다.

소아비만 치료는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 조직을 감소시켜 비만의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목적이 있다.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보다 식이요법과 운동치료를 통해 생활습관의 변화를 가져오도록 부모가 노력해야 된다. 성인의 경우 체중만 감량하면 되지만, 소아의 경우 합병증이 없다면 현재 체중을 유지하면서 키가 성장하도록 해야 하므로 치료와 관리가 더 어렵다.

특히 지나치게 식사량을 줄이면 키 성장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이는 또 과식하게 만들어 체중이 오히려 증가하는 요요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식사는 나이와 체중을 고려해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를 계산하고 이에 맞춰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운동은 하루 1시간 정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한다. 아이들의 경우 밖에서 친구들과 함께 뛰어노는 것만으로 충분한 운동이 된다. 무엇보다 전반적인 생활 방식을 교정해 일상에서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눕는 습관을 줄이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가까운 거리는 걷는 등 몸을 자주 움직이도록 한다.

비만 치료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 꾸준한 관리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3명의 아이 모두 가족의 관심과 도움으로 식생활이 크게 개선됐다. 바른 자세를 가지고 꾸준히 운동도 하게 됐다. 가족이 식이조절과 운동에 동참한다면 아이 역시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비만 치료에 몰입할 수 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조자향 서울아산병원 소아내분비대사과 전임의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