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 넘긴 ‘임·박·노’…文 연설에 더 꼬인 청문 정국

고성호 기자 입력 2021-05-11 11:58수정 2021-05-12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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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통령 오만으로 나라가 파탄지경"
문 대통령, 11일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회동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기념촬영을 한 뒤 각자 자리하고 있다. 뉴스1

장관 후보자 3인의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놓고 정국이 혼돈으로 치닫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실상 임명 의지를 밝히면서 여야의 인사청문 정국 해법이 더욱 꼬이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4주년을 맞은 10일 야당이 부적격 판단을 내린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세 후보자의 발탁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자 정치권 안팎에선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 강행 의지를 사실상 밝혔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앞줄 오른쪽)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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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강력 반발하며 세 후보자와 함께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논의를 거부했다.

실제 여야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총리 인준안 처리 등과 관련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국민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는 임‧박‧노 트리오에 대해 국민과 야당의 목소리를 외면했다”며 “청문회에서 많이 시달리던 분들이 일을 더 잘한다는 대통령의 오만이 결국 나라를 파탄지경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권한대행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한 여당은 대통령이 독선과 아집에 대해서 합리적 견제와 균형 역할을 하기는커녕 도리어 청와대 눈치 보면서 국회의원으로서의 기본 책임조차 내팽개칠 태세”라고 비판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은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민심 이반을 우려해 세 후보자 모두를 임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위기가 나왔지만 전날 문 대통령의 특별연설 이후 기류가 바뀐 모습이다.

일단 민주당은 청문보고서 채택과 관련해 여야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최대한 야당과의 협치를 끌어내겠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며 “야당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장관, 총리 후보자를 빠르게 인준해 국민께 여야가 일하는 국회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무총리 청문 보고서 채택을 국무위원 후보자들에 대한 평가와 연계해 협상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은 협상의 내용으로 국무총리 인사특위를 평가하지 말고, 즉각 보고서 채택에 임해주기를 간곡히 촉구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당 내부에서도 장관 임명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11일 임 후보자와 박 후보자와 관련해 “두 분은 민심에 크게 못 미치고 따라서 장관 임명을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는 대통령에게 장관 임명 반대를 분명하게 표명해야 한다”며 “더 이상의 논란을 소모적이고 백해무익하다. 대통령과 두 대표는 조속히 합당한 조치를 행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운데)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정의당도 장관 후보자들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임 후보자와 박 후보자의 거취에 대해 “능력이 있다고 해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 확인된 사람이, 직위를 이용한 범죄 행위와 연루된 사람이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장관이 되기는 어려운 것”이라며 “임명을 강행한다면 이 정권과 여당의 오만을 증명하는 것이고, 국민이 바라는 협치를 흔드는 행위라고 경고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세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이 만료됨에 따라 11일 재송부를 요청했다.

재송부 요청…여야 대치 정점
문 대통령이 14일까지 국회에 재송부를 요청하면서 향후 여야 대치 전선은 정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야당이 끝내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정국이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국회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다.

정치권 일각에선 재송부 기한 사이에 여론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후보자의 자진 사퇴 형식으로 출구전략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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