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서 초등학생을 차로 치고 달아났던 카자흐스탄 국적의 남성이 해외로 도피한 지 27일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치상) 등 혐의를 받는 A씨를 인터폴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국내로 송환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국적기를 통해 입국했으며, 담당 수사관서인 경남 진해경찰서로 인계됐다.
A씨는 지난달 16일 오후 3시30분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에서 도로를 횡단하던 초등학생 B군(9)을 차로 친 뒤 구호 조치 없이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B군은 뇌출혈 등 중상을 입었다. A씨는 사고 당시 우리나라에 불법체류 중이었으며, 운전면허마저 발급받지 않은 채 무면허 운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범행 다음날인 지난달 17일 우즈베키스탄을 통해 고향인 카자흐스탄으로 도피했다. 경찰은 A씨의 도피경로를 확인한 뒤 적색수배서를 발부받는 한편, 우즈베키스탄 및 카자흐스탄 인터폴과의 공조수사로 A씨의 행방을 추적했다.
수사에 부담을 느낀 A씨가 카자흐스탄 인터폴에 범죄사실을 시인했고, 경찰은 범죄인인도를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자국민이라는 이유로 카자흐스탄 당국의 범죄인인도 심사가 지연됐으나 경찰은 A씨의 국내입국을 다각도로 설득해왔다.
A씨는 친누나가 범인은닉 및 불법체류 혐의로 우리나라에 수감 중이고, 수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데 부담을 느껴 자수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누나의 경우 현재 강제출국 전 출입국 보호조치 상태이며 친족 간 특례가 있어 범인은닉죄로 처벌은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A군의 아버지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뺑소니 사실을 알리며 경찰 수사를 촉구하는 게시물을 올린 바 있다. 해당 국민청원에는 6만5000여명이 넘게 동의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한카자흐스탄 대사관·인터폴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검거에 성공했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다양한 기관과 적극적 공조를 통해 국외도피사범의 추적·검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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