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유감’→‘한국이 위협’…靑 “러시아 공식 입장이 바뀐 것”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24일 2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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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국방무관 발언, 러시아 정부 공식 입장으로 판단"
"러 내부 혼선 따질 일이지 우리 정부에 따질 일 아냐"

청와대는 러시아가 우리 영공 침범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가 하루만에 “영공 침범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에 대해 “러시아의 공식 입장이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4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23일에는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는) 러시아 무관의 얘기가 있었고, (오늘은 영공 침범 사실이 없다는) 러시아의 전문이 있었다”며 “서로 내용이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수석은 오전 브리핑에서 전날 러시아 차석무관이 국방부에 초치돼 한 발언을 공개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러시아 무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발언은 하루만에 돌변했다. 러시아는 이날 우리 국방부에 보낸 공식 전문에서 자국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우리 조종사들이 자국 군용기의 비행 항로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윤 수석이 국방무관의 발언만 보고 러시아 정부의 공식 입장을 오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러시아 국방부의 언론보도문을 통해 한국 영공 사실을 부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수석은 러시아 무관의 발언이 정식 외교 경로로 들어온 만큼 러시아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판단하는 것이 옳았다는 입장이다.

윤 수석은 “(러시아 국방부의 언론 보도문은) 공식 입장이 아닌 걸로 이해하고 있다”며 “무관의 입장이 공식 입장이라고 판단했다. 필요가 있으니까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윤 수석은 ‘그렇게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또 ‘러시아의 입장이 바뀐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짐작은 하고 있지만 그것을 밝히는 것은 외교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청와대는 러시아가 입장을 갑자기 바꾼 것의 책임을 정부에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생각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영공 침범 사태 후)우리는 러시아를 불러 항의했고 러시아는 기기 오작동으로 그랬다고 유감 표명까지 한 게 사실”이라며 “그 다음에 러시아가 갑자기 영공을 침범한게 아니라고 하고 있는데, 그것은 러시아 내부의 혼선”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것은 러시아 내부의 혼선을 따질 일이지 우리 정부에게 따질 일이 아니다. 우리도 답답하다. (러시아가) 공식 입장을 그렇게 내놓고서 다른 소리가 뒤늦게 나온 것”이라며 “추가로 항의할 필요가 있다면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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