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구속, 文정권 정통성 시비까지 번지나 ‘우려’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30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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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핵심’ 김경수(52)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공모’ 혐의로 법정 구속 되면서 문재인 정권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정통성 시비까지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30일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에게 온라인 여론을 훼손했다는 책임을 물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아직 2심과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남아있지만,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는 김 지사가 법정 구속된 것만으로도 문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재판부가 핵심 쟁점이라 할 수 있는 김 지사와 드루킹(본명 김동원) 사이의 댓글 공모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면서 정권 창출의 정통성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뼈아픈 지점이라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시절부터 지난 대선 후보 때까지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으로 정권을 창출한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을 줄곧 인정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저쪽에서는 국정원의 댓글조작이나 많은 국가기관의 개입이 있었다는 게 다 밝혀지지 않았는가”라며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 때 경찰이 선거를 앞두고 조작된 발표를 하는 등 국가권력이 총동원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경쟁이었다면 결코 지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과 관련한 문제 인식을 감추지 않았다.

국가기관이 총동원된 댓글 조작과 민간 차원에서 이뤄진 조작 혐의를 직접 비교할 순 없지만 여론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자 했다는 점에서 모두 정통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과거 발언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또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인 2015년 이완구 총리가 연루된 ‘성완종 리스트’ 파문 당시에는 “박근혜 정권의 도덕성과 정통성이 걸린 사건”이라며 “그런데 박 대통령은 아무 조치 없이 수사를 받아야 할 총리에게 권한대행을 맡기고 순방을 떠났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댓글 조작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박 전 대통령의 불법 경선자금, 대선자금과 연관됐다는 점에서 도덕성·정통성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 “김 지사가 단순히 포털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는데 그치지 않고 온라인 공간에서 투명한 정보 교환과 이에 기초한 자유로운 토론의 건전한 온라인 여론을 심각히 훼손했다”고 판시했다.

또 “모바일 정보통신 개발로 대중이 각종 정보를 접하고 의견을 주고받아 온라인 여론 방향이나 동향이 갈수록 사회 전체 여론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점에서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밝혔다.

아울러 “단순히 정치인 지지세력을 넘어서 김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정권 창출 유지를 위해, 김씨는 경제민주화 달성을 위해서 상호 도움을 주고받음과 동시에 상호 의존하는 특별한 협력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줄곧 정부 여당이 드루킹 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해온 청와대도 1심 재판부의 예상 밖 판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판결”이라며 “최종 판결까지 차분하게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다만 ‘정권 탄생의 근본을 돌아봐야 한다’는 야당의 지적에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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