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대구시 ‘전기차 선도도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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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초소형 전기차 유치 무산 이어 1t 전기화물차 양산계획도 차질
전기차 보조금 정책도 오락가락

제인모터스가 현대자동차의 1t 화물차를 구입해 전기차로 개조한 칼마토. 대구시와 제인모터스는 올 하반기에 칼마토를 양산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정부의 인증 절차를 끝내지 못했다. 대구시 제공
제인모터스가 현대자동차의 1t 화물차를 구입해 전기차로 개조한 칼마토. 대구시와 제인모터스는 올 하반기에 칼마토를 양산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정부의 인증 절차를 끝내지 못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한 각종 시책이 잇달아 난항하고 있다. 프랑스 르노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의 국내 생산 공장을 유치하려던 대구시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고, 1t 전기화물차의 개발 및 양산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는 부산의 르노삼성 공장에서 내년부터 트위지를 생산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그동안 해외의 르노 공장에서 생산한 트위지를 수입해 판매했다.

대구시는 전기차 선도도시이자 생산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지역 업체와 함께 트위지 생산 공장 유치에 공을 들였다. 대구의 농기계 전문 기업인 대동공업이 올 4월 르노그룹에 트위지 생산 의향서를 제출했다. 대동공업 관계자는 “농기계 생산 공정이 자동차 생산 공정과 크게 다르지 않아 충분히 트위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부산의 한 자동차부품 기업도 최근 트위지 생산 의사를 밝혔는데 두 곳 모두 선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트위지와 함께 르노의 1t 전기화물차 생산 거점을 확보하려던 계획이 불투명하다. 현재 대동공업과 르노삼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가과제로 1t 전기화물차 개발 연구를 하고 있지만, 연구가 끝난 뒤 실제 1t 전기화물차의 생산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대구시는 2016년부터 대동공업과 르노삼성 등 9개 기업과 기관을 컨소시엄에 끌어들여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상용 전기자동차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비 147억 원과 민자 100억 원을 들여 1회 충전 시 250km를 달릴 수 있는 1t 전기화물차를 개발하는 것이다.

단순히 개발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르노의 1t 전기화물차 생산 거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사업 기간은 내년까지며 현재 개발 목표의 80% 수준까지 달성했다. 그러나 르노의 1t 전기화물차 생산 계획은 미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기술 개발과 별도로 르노의 1t 전기화물차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해 계속 협의하고 있다”며 “르노가 아직 국내에 전기화물차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생산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대구시가 제인모터스와 추진하고 있는 1t 전기화물차 ‘칼마토’의 생산 역시 늦어지고 있다. 대구국가산단에 입주한 제인모터스는 현대자동차의 1t 화물차를 구입해 전기차로 개조한 칼마토를 늦어도 올해 하반기까지 정부 인증을 받아 양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아직 전기차 판매를 위한 정부의 각종 인증 절차를 끝내지 못했다. 올해 10월 국토교통부의 차량성능 인증을 받았지만, 전기차 보조금 지급차종 등록을 위한 환경부의 인증은 아직 절차를 밟고 있다.

대구시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마저 오락가락하고 있다. 대구시는 2016년 법인택시 업체 37곳에 시범 도입한 전기택시 50대에 대해 올해 말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전기 충전료와 카드 수수료 등의 운영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시 도입한 전기택시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100km 미만으로 짧아 지원 기간이 끝나면 업체들이 전기택시 운행을 중단할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뒤늦게 추경 예산으로 6000만 원을 편성해 지원 기간을 2020년까지 늘리기로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1t 전기화물차 개조 차량인 칼마토가 주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고, 환경부의 인증을 받으면 양산에 나설 계획”이라며 “전기차 선도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전기차 보급과 육성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대구#전기차#트위지#칼마토#제인모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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