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금메달 26개 차… 2위 탈환은 먼 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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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49개, 일본 75개… 예견된 3위
일본, 도쿄올림픽 겨냥 집중투자… 기초종목 육상-수영서 절대 강세
양궁-펜싱 등 ‘한국 메달밭’ 잠식… 생활-엘리트체육 동반발전 꾀해야

4년 뒤 항저우서 만납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가 16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경기장에서 열린 폐회식에서 폐막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은 금메달 49개와 은메달 58개, 동메달 70개를 따 종합 순위 3위를 차지했다. 제19회 아시아경기는 4년 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다. 자카르타=김동주 기자 zoo@donga.com
4년 뒤 항저우서 만납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가 16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경기장에서 열린 폐회식에서 폐막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은 금메달 49개와 은메달 58개, 동메달 70개를 따 종합 순위 3위를 차지했다. 제19회 아시아경기는 4년 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다. 자카르타=김동주 기자 zoo@donga.com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한국은 2위 수성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일본의 약진을 의식해서다. 당초 65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내세웠던 한국은 대회 중반 금메달 50개로 하향 조정했다. 최종 금메달 개수는 49개였다. 1990년 베이징 대회(금 54개) 이후 최저 금메달이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4년 만에 종합 2위 자리를 빼앗은 일본은 분위기가 정반대다. 일본은 이번 대회 75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으며 1966년 방콕 대회 이후 역대 두 번째 최다 금메달을 따냈다. 더구나 야구, 축구를 포함한 주요 종목에서 1진급 대신에 어린 선수들을 내보내고도 이룬 성과다. 이번 대회 수영에서 6관왕으로 사상 최초로 여자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이케에 리카코(18)라는 스타도 탄생시켰다.

일본은 25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다. 한국은 24개 종목이다. 결정적인 차이는 육상과 수영 같은 기초 종목이다. 일본이 수영에 걸린 41개의 메달 중 절반에 가까운 19개의 금메달(은 20개, 동 13개)을 따는 동안 한국은 금메달 1개(은 1개, 동 4개)에 그쳤다. 김서영(24·경북도청)이 여자 200m 개인혼영에서 딴 금메달이 겨우 한국 수영의 자존심을 지켰다.

일본은 육상에서도 금 6개, 은 2개, 동 10개의 성적으로 중국, 바레인, 인도에 이어 종목 종합 4위에 올랐다. 특히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깜짝 은메달을 땄던 남자 400m 계주는 압도적인 격차로 금메달을 따 2020 도쿄 올림픽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한국은 정혜림(31·광주광역시청)이 여자 허들 100m에서 유일한 금메달을 땄을 뿐이다.

한국이 태권도와 양궁 등 전통적인 강세 종목에서 주춤한 반면에 일본은 한국이 주도했던 양궁과 펜싱 등에서도 금메달 수확을 시작했다.

도쿄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되는 스케이트보드(금 3개, 은 2개), 가라테(금 4개, 동 2개) 등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일본의 선전 배경에는 활성화된 생활 체육이 있다. 학교 체육과 시민 체육이 활성화된 가운데 최근 들어 엘리트 체육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면서 국제무대에서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추세라면 한국이 일본을 다시 앞지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몇 해 전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을 통합했지만 효과는 지지부진하다. 오히려 엘리트 체육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체육계 전반이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2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선수단 해단식에서 이 점을 지적했다. 그는 “현재 우리는 엘리트체육에서 생활체육으로 바뀌는 전환점에 와 있다. 학교체육 활성화와 스포츠클럽의 확대 등 체육의 저변을 확대시켜 그 토양에서 국가대표가 나오는 선진국형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활체육을 강조하다 보면 엘리트체육이 등한시될 수도 있다. 일본이 그런 시행착오를 겪고 다시 부상하고 있다. 우리는 생활체육 활성화에 힘쓰면서도 엘리트체육의 동반 발전을 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카르타=임보미 bom@donga.com·이헌재 기자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일본#도쿄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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