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연탄가스… 보수 등돌리게 한 홍준표의 막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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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여당 압승]판문점선언에 ‘김정은 대통령’ 비하
‘이부망천’ 발언 등 측근들도 구설
안철수, 캠프 해산후 15일 미국행… 측근 “일주일 안팎 머무르다 올것”

‘빨갱이, 바퀴벌레, 연탄가스, 암 덩어리….’

6·13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내려놓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1년간 자신의 의견에 반하는 이들을 향해 거친 막말을 쉼 없이 쏟아냈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외골수적 사고를 그대로 내보인 홍 전 대표의 막말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성향이지만 홍준표의 한국당에는 도저히 표를 줄 수 없다”는 유권자가 적지 않았다.

그동안 홍 전 대표는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듯한 당내 일부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을 향해 ‘바퀴벌레’ ‘연탄가스’ ‘암 덩어리’ ‘고름’이라며 맹비난했다. 특히 3월 당내 비홍(비홍준표) 세력이 지방선거에 홍 전 대표가 출마해야 한다고 하자 그는 “한 줌도 안 되는 그들이 당을 이 지경까지 만들고도 틈만 나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온다”고 비판했다.

4·27 남북 정상회담으로 형성된 한반도 평화 무드 속에서도 홍 전 대표의 막말은 이어졌다. 지난달 경남 창원에서 열린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에서 “세상이 미쳐 가고 있다. 다음 대통령은 아마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 앞에서 자신을 향해 피켓을 들고 규탄대회를 벌이는 민중당 관계자들을 향해서는 ‘빨갱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홍 전 대표가 결정한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는 지방선거 슬로건도 민심과 괴리가 크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 슬로건은 더불어민주당에 투표하면 나라가 북한 또는 좌파에 넘어간다는 뉘앙스를 담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홍 대표가 물러나면 한국당을 지지하겠다는 국민이 많을 정도로 민심과 괴리가 컸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선거 막판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발언의 후폭풍으로 한국당을 탈당한 정태옥 의원을 대변인으로 두고, 비서실장을 지낸 염동열 의원에 대한 검찰의 영장 청구 등 대표 주변 인사들도 구설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대선에 이어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3위에 그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후보는 15일 딸 설희 씨의 스탠퍼드대 대학원 졸업식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안 전 후보는 이날 캠프 해단식에서 “제 딸이 일요일(17일)에 박사학위를 받는다. 주말을 이용해 잠깐 다녀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 전 후보는 중도 사퇴를 했던 2012년 대선 당일에도 미국으로 출국해 휴지기를 갖고 80여 일 만에 귀국한 바 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이번에는 일주일 안팎으로 짧게 머무르다 올 것”이라며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홍준표#막말#측근#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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