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생에 감사편지 받은 ‘스켈레톤 꼴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가나대표 프림퐁, SNS에 소개
“헬멧 토끼그림에 감동받았다 전해… 내 도전이 용기 줄 수 있다니 뿌듯”


“(저같이) 앞날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동기부여를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30명 중 기록은 꼴찌였지만 역경을 딛고 선 인생 스토리는 메달리스트 못지않게 감동적이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켈레톤에 참가했던 가나의 아콰시 프림퐁(32)에게 한국인이라고 밝힌 한 학생이 감사 메시지를 보냈다.

평창 올림픽 폐막 후 거주지인 미국으로 돌아간 프림퐁은 1일(한국 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캡처한 메시지 화면을 올렸다. 프림퐁에게 메시지를 보낸 한국 학생은 “당신의 ‘토끼이론’을 듣고 메시지를 보낸다. 10년 넘게 고생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당신의 인생 스토리는 내게 감동을 줬다”고 적었다.

토끼이론은 프림퐁이 자신의 헬멧에 그린 사자 이빨 앞에 놓인 토끼를 뜻한다. 프림퐁은 대회 기간 중 “사자는 나와 반대되는 사람 혹은 부정적인 것이고 토끼는 나 자신을 뜻한다”며 “올림픽이라는 무대를 통해 나는 사자 입에서 뛰어나온 토끼가 됐다”고 설명했다. 즉 역경을 딛고 꿈을 이뤘다는 것이다.

가나에서 태어나 네덜란드로 이주한 프림퐁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육상, 봅슬레이를 했지만 올림픽 출전은 번번이 좌절됐다. 이주자로서의 불안한 삶 등이 늘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진공청소기 외판원으로 일하기도 했던 프림퐁은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고 모국인 가나 최초의 스켈레톤 선수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결승선을 꼴찌로 통과했지만 흥겹게 춤을 추며 행복해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

한국 학생의 메시지를 올린 프림퐁은 “내가 올림픽에서 착용한 헬멧이 많은 사람에게 꿈을 꾸고 포기하지 않도록 용기를 준 것 같다”면서 “이렇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나도 고맙다”며 뿌듯해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스켈레톤#가나 아콰시 프림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