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만나고 천안함 찾은 펜스 부통령 “北은 감옥 국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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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막오른 외교전

9일 오전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를 방문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왼쪽)이 ‘꽃제비’ 출신 탈북자 지성호 씨(오른쪽)를 
면담하고 있다. 면담에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도 동석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9일 오전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를 방문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왼쪽)이 ‘꽃제비’ 출신 탈북자 지성호 씨(오른쪽)를 면담하고 있다. 면담에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도 동석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9일 북한을 겨냥해 “자국민들을 가두고 고문하고 굶주리게 하는 정권”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계속할 최대의 압박 캠페인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 평택의 해군 2함대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탈북자 4명과 면담했다. 탈북자 가운데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언급해 화제가 된 지성호 씨도 있었다. 또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뒤 6일 만에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도 함께했다. 탈북자들과 악수를 이어 가던 웜비어 씨는 지 씨와는 15초가량 꼭 껴안아 주변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의 참혹한 실상을 수차례 언급했다. 북한 인권 문제 등을 고리로 ‘최대의 압박’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펜스 부통령은 먼저 “북한 폭정 피해자들을 만나 영광이며 용기에 감사드린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이어 “북한 폭정을 피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듣고 싶다”고 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독재정권은 (주민을 억압하는) ‘감옥 국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이 인권 실태를 고발할 땐 고개를 끄덕이며 수차례 공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북한 대표단이 이날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는 것을 두고선 “전 세계가 오늘 밤 북한의 ‘매력 공세(a charm offensive)’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7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회담 이후 “북한의 ‘미소 외교’에 눈을 빼앗겨선 안 된다”고 표현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펜스 부통령은 탈북자 면담 이후 천안함을 둘러보며 “2010년 북한의 어뢰 공격을 당한 천안함이 내 뒤에 있다”며 “국제사회와 유엔조차 북한이 그 공격에 관여했음을 확인했는데도 북한은 여전히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데 대한 책임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펜스 부통령은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 참석 전 오산 공군기지에서 기자들을 만나 “(북한의) 비핵화는 (대화를 향한) 어떤 변화의 종착점이 아닌 시작점”이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완전히 새로운 범위의,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폭의 제재를 가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야) 전 세계가 협상이나 대북제재 관련 어떤 변화 조치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올림픽 참가로 유화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협상 테이블에 앉기 위한 선결조건으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명시한 것. 펜스 부통령은 전날 북한의 열병식을 두고는 “계속되는 도발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은 또 펜스 부통령이 “미국과 한국은 완벽한 공조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지만 전날 문 대통령에게 한국 정부의 대북 유화 정책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외교부공동취재단
#평창올림픽#펜스#탈북자#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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