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감동경영]“농어촌 가치 공감”… 민간기금 더해 상생 발전 가속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운영본부 출범식.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운영본부 출범식.

정부와 지자체의 공공투자만으로는 한계에 직면한 농어촌 부흥 노력이 민간 기업들의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출연을 계기로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초 기업과 농어촌 간 상생협력을 위해 설치된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은 최근 한국서부발전이 53억 원을 출연하면서 출범 6개월 만에 첫 번째 기금 확보에 성공했다. 제1호 출연기업으로 등록된 한국서부발전은 앞으로 1년간 농어촌 교육·장학사업, 농어촌 복지 증진 사업, 농어촌 지역 개발 및 활성화 사업, 농어촌 공동협력 사업 등을 위해 기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서부발전 기금 출연 협약 이후, 그동안 사회적 분위기 등으로 인해 정부 관련 기금 출연에 조심스럽던 기업들의 문의도 점차 늘어나는 모습이다.



농어촌 위기 공론화가 민간 기금 참여로 이어져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운영본부에 따르면 현재 공기업들과의 출연 논의는 물론 민간 기업들과도 다양한 협력 사업 발굴을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발전에 이어 지난주 한솔테크닉스와의 출연 협약을 계기로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은 민간 기업들과의 다양한 협력 사업을 통해 기업과 농어촌 간 상생 발전의 온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점차 증가하는 배경에는 농어촌 위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확산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은 2015년 11월 여야정 합의에 따라 농어업·농어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민간과의 상생협력 촉진 사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후 자유무역협정(FTA) 농어업법, 상생협력법, 조특법 등 3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올해 초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 상생기금 운영본부가 설립됐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이 민간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조성되는 민간기금이라는 점이다. 그 대신 농어업·농어촌 복지 지역개발, 공동 협력사업 등에 폭넓게 활용 가능하고 출연 기업은 용도와 사업을 지정하여 출연할 수도 있다.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이 공공 투자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다양하고 복잡한 농어촌 현안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출연기업 혜택도 ‘풍성’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은 보다 적극적인 기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상생협력기금 출연금은 지정기부금으로 인정되어 손금산입되고, 출연금의 10%를 법인세액에서 공제하는 혜택까지 중복으로 받을 수 있다.

상생협력기금 출연금은 미환류소득의 법인세 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해당 사업연도의 소득 중 임금, 배당, 상생투자 금액이 소득의 일정액에 미달 시 10%의 법인세를 추가하여 과세한다.

정부 및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출연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도 주어진다. 정부, 공공기관 등 각종 포상·평가 제도와 연계하여 출연기업의 지속적인 농어촌 사회공헌 추진동력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영국, 일본 등 농어촌 활성화 위한 민간 기금 참여 높아


해외의 경우 지방 공동화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과 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민간 기금이 매우 활성화 돼 있다. 지역이 발전해야 지역을 근간으로 하는 기업도 생존할 수 있다는 인식이 높아, 기부자와 지역사회 양자가 기금 활용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프린스 농촌 펀드(The Prince‘s Countryside Fund)’는 영국의 대표적인 농촌 부흥 펀드다. 이 펀드는 주로 농촌 거주자들의 역량 강화와 농민들이 운영하는 기업들의 회복력 강화에 쓰여진다. 일본 이시카와현과 지역 금융기관이 협력하여 만든 ‘이시카와 사토야마 창성 펀드(기금)’는 기업과 지역사회의 상생 노력이 돋보이는 기금이다. 초기에는 지역 은행들이 주도적으로 펀드에 참여했지만, 이후에는 다른 기업들도 출자에 나서면서 5년간 총 86건을 펀드 사업으로 운영했다.

2017년도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출연 협약식.
2017년도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출연 협약식.


기업·농어촌 상생 협력 위한 지원 확대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역시 단순 재원 지원에 그치지 않고 기업과 농어촌이 협력 사업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업 지원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협력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농어촌 지역 주민들이 적극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 구성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팜(Smart Farm) 조성 모델이 대표적이다.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은 출연 기업이 자재, 빅데이터, 솔루션 등 기반 구축에 참여하고, 지역 농민이 스마트팜을 직접 운영할 경우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출연 기업으로서는 타 산업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더 매력적이다.

농어촌 복지·문화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은 농어촌 지역에 부족한 생활필수 항목을 패키지로 월별 지원하는 등 농어촌 주민의 복지 증진에 앞장설 예정이다. 국가 보조금으로는 추진이 제한적인 프로그램을 지원함으로써 지역 주민 스스로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관계자는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은 기업과 농어업·농어촌의 상생협력을 통한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열쇠”라며 “기업의 역량과 창의성을 충분히 활용해 농어촌 현안에 해법을 제시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유연하게 기금을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농어촌#상생협력#프린스 농촌 펀드#농어촌 복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