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해하려면 수용소국가 인식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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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출신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 존스홉킨스대 대학원생들에 특강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학생들이 21일 오전 동아미디어센터 15층 회의실에서 탈북자 출신인 주성하 기자(오른쪽)의 북한 특강을 듣고 있다. 주기자는자신의경험을토대로북한체제의특성, 북한을 바라보는 미국과 중국의 시각, 미래 북한의 변화 가능성 등을 설명했다. 왼쪽 앞은 인솔자 임은정 교수.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제공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학생들이 21일 오전 동아미디어센터 15층 회의실에서 탈북자 출신인 주성하 기자(오른쪽)의 북한 특강을 듣고 있다. 주기자는자신의경험을토대로북한체제의특성, 북한을 바라보는 미국과 중국의 시각, 미래 북한의 변화 가능성 등을 설명했다. 왼쪽 앞은 인솔자 임은정 교수.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제공
“북한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 나라가 ‘수용소 국가’라는 것부터 인식해야 합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2003년부터 북한 이슈를 보도하고 있는 본보 정치부 주성하 기자는 21일 오전 국제학 분야의 세계적 명문대인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억압적인 체제에 놀랄 정도로 철저히 순응하는 건 심각한 굶주림에 지쳐 있고, 반항할 경우 자신은 물론이고 ‘3족’이 처형당한다는 극도의 공포감 때문”이라며 “북한은 나라 전체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운용했던 유대인 수용소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21세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중세 시대 같은 시스템을 지닌 독재 국가”라며 “다른 독재 국가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접근해서는 북한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이용해 도발할 가능성에 대해 특히 궁금해했다. 주 기자는 “북한은 최대한 안정적으로 ‘김정은 왕조 체제’가 유지되기를 바란다”며 “핵과 미사일을 이용해 한국과 미국에 대한 선제공격에 나서는 건 사실상 북한의 종말을 의미하기 때문에 현실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북한 붕괴 상황은 중국에 치명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 기자는 “북한이 붕괴할 경우 10년 정도의 군사 훈련을 체계적으로 받은 남성들이 무기를 들고 사실상 아무런 장벽도 없는 중국 국경을 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이 경우 중국 동북 3성의 안정이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붕괴를 원치 않는 중국은 최대한 북한 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특강은 존스홉킨스대 SAIS 임은정 교수(한국학)의 ‘동북아 정세와 한반도’ 과목을 듣는 학생들의 한국 방문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임 교수는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미국의 한국 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미중 갈등 등으로 학생들의 한반도 이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의 대표적인 언론사인 동아일보가 다양한 북한 이슈를 적극적으로 보도하고 있어 많은 학생이 견학을 희망했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주성하#탈북자#수용소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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