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 KIA 한승혁 “언젠간 마무리도 도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16일 05시 30분


KIA 한승혁은 고교 시절 불같은 강속구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깊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14일 아직 쌀쌀한 날씨 속 광주 두산전에서 시속 157km의 광속구를 선보였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한승혁은 고교 시절 불같은 강속구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깊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14일 아직 쌀쌀한 날씨 속 광주 두산전에서 시속 157km의 광속구를 선보였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시범경기가 열리는 3월은 대개 투수들이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시기다.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드는 상황에 쌀쌀한 날씨도 영향을 미쳐 스피드는 평소보다 다소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KIA 우완투수 한승혁(24)은 시범경기 첫 판부터 전광판에 157㎞를 찍으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201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지명 받은 한승혁은 덕수고 시절, 메이저리그 진출 얘기까지 나왔던 초특급 유망주였다. 그러나 프로 입단과 함께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이후에도 강속구는 던졌지만 좀처럼 제구가 잡히지 않으면서 유망주의 껍질을 깨지 못했다.

한승혁의 변신 뒤에는 이대진 투수코치와 함께 해온 투구폼 교정 작업이 있다. 다소 딱딱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큰 팔 스윙. 제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투구동작을 부드럽고 간결하게 바꾸면서 단점을 최소화했다. 김기태 감독은 “팔 나오는 각도가 정말 좋아진 것 같다. 좀 이른 판단일 수도 있는데 지난 몇 년간 보여준 모습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한승혁은 14일 광주 두산전에서 직구만 14개 던져 퍼펙트로 9회를 막았다. 전력분석팀 기준 152~156㎞, 평균 153㎞의 구속을 보였다. 전광판에는 157㎞까지 찍혔다. 3월, 그것도 시범경기 첫 날부터 엄청난 스피드였다. 이튿날 만난 그는 “어제는 힘이 평상시보다 많이 들어간 것 같았다. 일본에서 던질 때에도 구속은 잘 나왔는데 더 세게 들어갔다. 몸이 반응한 것 같다. 전광판의 숫자는 처음에 몇 개만 보고 괜히 힘이 들어 갈까봐 더 이상 보지 않았다”며 웃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승혁은 이날 직구 외에 다른 공은 던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타자들의 타이밍이 못 따라가는 것 같아 직구만 던졌다”면서 “사실 어제 밸런스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타자들이 도와준 것 같다. 계속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년간 스프링캠프 때마다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던 그는 올해는 부상 없이 전지훈련을 완주했다. 그는 “생각보다 구속이 많이 나오는데 오버페이스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부상이 없는 게 첫 번째다. 그리고 제구력을 가장 신경 많이 쓴다”면서 “투구폼이 좋아졌다는 말씀을 해주시는데 팔 동작을 조금 짧게 하고 있다. 예전에 비하면 좋아진 건 맞지만, 계속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벌써부터 ‘히트 상품’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그는 올해 KIA 필승조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승혁은 “나도 그렇고, 팀도 중요한 시즌이다. 내 자리에서 잘해야 한다. 예전에 요령 없이 열심히만 했다면, 이젠 풀타임을 뛸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그리고 나중에 마무리를 할 수 있다면 해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광주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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