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규 “동영상 보며 혼자 연습… 이틀만에 향기 누나와 환상 호흡”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호두까기 인형’ 전막 발레 주역… 최영규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틀전 귀국해 공연 다음날 출국, 시차 적응 못하고 두번 무대 올라
“국내에선 첫 전막발레라 뿌듯”

최영규(오른쪽)와 홍향기는 20일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호두까기 인형’ 공연에서 완벽한 호흡을 선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들은 서로에게 “정말 편하고, 믿음직스럽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최영규(오른쪽)와 홍향기는 20일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호두까기 인형’ 공연에서 완벽한 호흡을 선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들은 서로에게 “정말 편하고, 믿음직스럽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누나,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면 안 될까요?”

 19일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의 연습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최영규(25)와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홍향기(27)가 1시간 반 정도 호흡을 맞추고 있었다. 이들은 16∼31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호두까기 인형’에서 20, 21일 나란히 주역으로 나섰다.

 전날 귀국한 최영규는 공연 다음 날인 22일 다시 네덜란드로 가서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코펠리아’ 공연에 나선다. 빠듯한 일정이어서 아직 시차 적응도 안 된 상태였다.

 “잠을 4시간밖에 못 잘 정도로 힘들고 피곤하기는 하죠. 하지만 한국에서의 전막 발레 출연은 처음이라 설레는 마음이 더 커요.”

 최영규는 201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후 곧바로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군무 단원으로 입단했다. 국내에서 두 차례의 갈라 공연을 가졌지만 전막 발레는 처음이다.

 “한 달 전 향기 누나가 출연 제안을 했어요. 향기 누나는 선화예중부터 10년간 호흡을 맞춘 사이죠. 공연 기간이라 오기 힘들었지만 향기 누나와 함께 무대에 서고 싶어 무리해서라도 왔죠.”

 공연을 위해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은 이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날 홍향기와 거의 완벽에 가까운 호흡을 보여줬다. “한 달 전 향기 누나가 보내준 ‘호두까기 인형’ 동영상을 보면서 틈날 때마다 외워 혼자 연습했어요.”

 그에게 ‘호두까기 인형’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서 올해 1월 ‘호두까기 인형’ 주역을 맡은 뒤 수석무용수로 승급했어요. 한국 첫 전막 데뷔도 ‘호두까기 인형’으로 하게 됐네요.”

 그는 2006년 바르나 국제발레콩쿠르 남자 주니어 은상, 2007년 빈 콩쿠르 주니어 1위를 차지하며 ‘발레 신동’으로 불렸다. 하지만 그도 처음에는 발레단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회생활을 한 번도 해보지 않고,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외국에서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무용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문화 차이 적응, 사람과의 관계 설정 등을 두루두루 잘해야만 하죠.”

 발레단에서 유일한 동양인 수석무용수인 그는 현지에서 많은 팬들이 생길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제 앞에 주어진 것을 최대한의 노력으로 이루는 것이 목표예요. 더 유명한 발레단에 가거나 좋은 상을 받는 것도 좋지만 제 꿈은 항상 모두가 인정하는 무용수가 되는 것이죠.”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호두까기 인형#최영규#홍향기#유니버설아트센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