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 나선 문재인, 손짓하는 국민의당… 반기문의 선택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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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대선시계]반기문 내년초 귀국 앞두고 엇갈린 야권

내년 조기 대선 국면에서 잠재적 대선 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가운데)을 두고 야권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는 반 총장이 최근 ‘최순실 게이트’ 파문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며 ‘포용적 리더십’을
 주장하자 4년 동안 박 대통령을 지지하다 갑자기 태도가 바뀐 걸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제3지역 연대
 후보로 반 총장을 꼽아 대비를 이뤘다. 동아일보DB
내년 조기 대선 국면에서 잠재적 대선 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가운데)을 두고 야권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는 반 총장이 최근 ‘최순실 게이트’ 파문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며 ‘포용적 리더십’을 주장하자 4년 동안 박 대통령을 지지하다 갑자기 태도가 바뀐 걸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제3지역 연대 후보로 반 총장을 꼽아 대비를 이뤘다. 동아일보DB
 내년 1월 귀국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두고 야권의 움직임이 엇갈리고 있다.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지지율 2위인 반 총장 견제에 나섰다. 반면 국민의당은 ‘제3지대 확장’을 위해 반 총장 끌어안기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 潘 견제하며 ‘굳히기’ 모색하는 文

 문 전 대표는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실제로 (대선에) 나설 경우 파급력이 얼마인지 알 수 없다”며 평가 절하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또 “한국민들이 새로운 형태의 포용적 리더십을 원한다”는 반 총장의 최근 발언에 대해서는 “4년 내내 ‘박근혜 리더십’을 칭송하다 갑자기 포용적 리더십을 말하니 어리둥절하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에 대해서도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는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비박계도 ‘박근혜 정부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 힘을 빼놓고, 박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것은 ‘오점(汚點)’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반 총장을 겨냥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정계 개편 움직임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복안도 따로 없다”며 “우리끼리 힘을 모으면 어떤 후보를 상대해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신(新)보수론’ ‘제3지대론’ 등 정계 개편 시나리오는 신경 쓰지 않고 ‘민주당 대 비(非)민주당’ 또는 ‘문재인 대 비문재인’ 구도로 대선을 치르겠다는 전략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을 제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내가) 집권한다면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청사로 옮기고 출퇴근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했다.

○ 연대 움직임 빨라진 安

 국민의당은 반 총장은 물론이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을 끌어안아야 집권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와 만나 “최근 반 총장 측 인사가 ‘반 총장이 국민의당에 관심이 있다. 민주당과 새누리당엔 안 간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이 반 총장과 손잡고 제3지대 확장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또 “손 전 대표가 ‘개헌에 대한 분명한 당의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구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도 “큰 방향에서 우리 정치가 재편돼야 한다는 것에 (손 전 대표와) 서로 공감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안 전 대표가 기득권을 버리고 기존 정치 구도를 깨야 된다”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가 제3지대에서 반 총장, 손 전 대표, 정 전 총리 등과 경쟁해서 이겨야 본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보인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중량급 인사들의 경선 참여를 위해 완전국민경선 등의 방식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 1월 귀국 潘의 선택은

 반 총장은 내년 1월 중순 귀국한다는 계획 외에는 구체적인 정치 행보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구체적인 대권 도전 계획을 내비칠 수 있다고 예고해 놓은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반 총장이 당분간은 독자적으로 움직이다가 여권의 역학구도 변화나 제3지대의 양상에 따라 최종 행선지를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송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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