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의 귀환’…황운하,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 내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5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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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권 독립의 선봉'인 황운하 경찰대 교수부장(54·경찰대 1기·사진)이 5일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으로 내정됐다.

경찰청은 이날 수사권 조정업무를 책임지는 수사국 수사구조개혁팀을 수사구조개혁단으로 확대 개편하고 조직 책임자도 총경(팀장)에서 경무관(단장)으로 격상시켜 수사구조개혁팀장을 지낸 황 경무관을 내정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이 경찰조직 내부의 수사권 독립 요구를 적극 반영해 내린 조치로 보인다.

2일 경찰 내부게시판 '내가 경찰청장이라면'에는 "경찰관들의 가장 큰 숙원은 수사권 독립이다. 황운하 경무관이 이끄는 수사구조개혁단을 구성해 형사사법체계와 경찰조직 위상을 바로 세우길 기대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 청장은 내부게시판에 올라온 의견을 적극 청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황운하 카드가 여론 달래기용인지, 진짜 경찰 수사권 독립 추진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권 독립은 경찰의 오랜 숙원이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2012년 퇴임 직후 인터뷰에서 "2011년 초 황운하를 경무관으로 승진시키려 했지만 (검사가 대부분인) 민정라인의 반대로 그러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강경파인 황 경무관의 '귀환'에 따라 경찰 안팎에서는 검경이 대립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황 경무관은 동아일보와 전화통화에서 "검찰이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을 제대로 수사했더라면 '최순실 게이트'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검찰은 개혁 대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경찰청 기자간담회에서 친박 인사인 서병수 부산시장의 동생 서범수 경찰대학장 승진을 두고 보은 인사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보은 인사가 아니다. 탈락한 치안감이 승진하면 야당에서 (항의하는) 성명서 준비했다는 말이 있다"며 "여기는 친박 비판, 거기는 그런(야당 반대) 문제가 있으니 누구를 시키느냐"고 반문했다. 이를 두고 경찰청장이 조직인사를 두고 지나치게 외부 눈치를 본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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