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부서 30% 줄인 대우조선, 올해 22% 추가 감축 ‘대수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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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장 55명 보임 해제해 세대교체
사업부제 도입해 책임경영 강화… 분사 추진 속도도 빨라질 듯

 최악의 수주 불황과 경영난으로 6조 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세워 이행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부서의 22%를 없애고 조직 체계를 바꾸는 대수술에 나섰다.

 대우조선해양은 기존 204개 부서를 159개로 줄이고 7개 본부를 4개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1일 발표했다. 지난해 부서 통폐합으로 30%의 부서를 없앤 데 이어 추가로 부서 수를 22% 줄이는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이다.

 대우조선은 부서 감축과 함께 사업부제를 도입했다. 생산, 설계, 사업, 재무 등 기능 중심으로 된 현 조직 체계를 없애고 선박, 해양, 특수선 등 사업본부 체제로 탈바꿈했다. 회사의 관리 조직은 재무·회계 업무를 재경본부가 맡고 인사·총무·조달 업무를 조선소 운영 총괄이 맡는다.

 사업부 체제로 바뀌면서 대우조선은 의사 결정이 빨라지고 책임경영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선박과 해양 제품이 뒤섞여 생산되는 ‘혼류 생산’ 가능성이 차단돼 생산성이 높아지고 각 사업들의 평가도 명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서가 사라지면서 담당 부서장 55명의 보임이 해제됐다. 17개 부서장은 이번에 새로 선임돼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대우조선 부서장급 임직원 250여 명은 올 10월 경영난에 책임을 지겠다며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보임 해제된 이들의 사표를 일괄 수리하지는 않겠지만 이 중 일부는 회사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현재 1만1300명 수준인 인력을 2018년까지 8000명 규모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조직 축소가 마무리되면서 분사 추진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부 체제에서는 향후 특수선 사업 부문을 떼어내 분사(分社)하기가 쉬워진다. 수주 상황과 사업별 성과에 따라 추가 구조조정도 이뤄질 수 있다. 지난달 대우조선 노동조합이 무파업과 자구계획 동참을 채권단에 약속한 만큼 이 과정에서 노조와 별다른 마찰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도 지난달 6개의 독립 법인으로 분리하는 사업 재편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통합서비스 부문이 분사한 현대글로벌서비스가 1일 부산에서 법인 설립을 마쳤다.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도 이달 안에 법인을 설립한다.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등 4개 사업 부문은 내년 4월 1일까지 개별 법인으로 나와 독자 경영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조직개편안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삼성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가 나온 뒤 조직 개편이 결정되는데 임원 수가 축소되는 분위기인 것은 맞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은 2018년까지 인력의 최대 40%를 감축하는 계획을 세워 이행하고 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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