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배달의 민족’ 브랜딩 성공 비결은 ‘자기다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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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진지한 표정의 배우 류승룡이 철가방을 들고 달린다. 고구려 벽화 느낌의 그림 속에서 붓으로 그린 말을 탄 채로. 광고 메시지는 명쾌했고, 또 뜨거웠다.

  ‘밤잠보다 밤참이 많은 민족, 배달로 나라를 구한 민족….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서비스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이 없는데도 브랜드명만큼은 확실히 각인됐고 광고는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그렇게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배달의 민족(배민)은 이제 국내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대표하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승자가 됐다. 6년 전 이 회사를 설립한 창업자 김봉진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 고객이 되는 앱 세계에서 ‘브랜드 관리란 이런 것’이라는 사실을 교과서처럼 입증해 보이고 있다.

 김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를 신간 ‘배민다움’(북스톤·2016년)으로 엮은 홍성태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배민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배민다움’이라 명명하고 3가지 요소를 지목했다.

 첫 번째는 배민만의 크리에이티브다. 배민은 회식을 할 때 ‘부장님’과 ‘과장님’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전화번호를 누르는 신입사원 등 20대를 핵심 고객으로 상정했다. 그리고 이들을 사로잡을 문화 코드로 ‘B급 정서’를 떠올렸다.

 창업 초기엔 눈 치우기 도구인 넉가래를 경품으로 내건 적도 있다. 단돈 1만5000원짜리 경품을 주는 마케팅인데도 호기심이 발동한 사람들의 응모 행렬이 잇따랐다. 이렇게 큰돈 들이지 않고도 유머로 타깃 고객을 사로잡는 키치적 이벤트는 ‘배민다운’ 문화 코드로 자리 잡았다.

  ‘배민다움’의 두 번째 요소는 ‘나만의 정의’다. 김 대표는 ‘모든 일은 정의를 내리는 데서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배달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으로 정의해 사람들의 정서를 자극했다. 마지막 ‘배민다움’은 내부 브랜딩을 통해 구현했다. 고객에 앞서 구성원들이 제일 먼저 팬이 되도록 한 것이다.

 김 대표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저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결국 ‘∼다움’이다. 전작 ‘나음보다 다름’을 통해 차별화 전략을 강조한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가 ‘자기다움’을 유지해야 오래 살아남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배달의민족#크리에이티브#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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