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고미석]여대생의 인맥 관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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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들은 유별나게 경조사를 챙긴다. 동방예의지국의 후손답게 남다른 예의와 배려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원만한 인맥 관리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 믿기 때문이다. 동서를 막론하고 인적 네트워크는 소중한 직업적 자산이다. 200개국에서 4억 명 넘는 이용자를 가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링크트인이 이를 증명한다.

 ▷올 6월 마이크로소프트가 262억 달러에 인수한 링크트인은 비즈니즈에 특화한 인맥 관리 사이트다. 천문학적 급여를 받는 최고경영자부터 말단 직원까지 학력 경력 등 프로필을 등록해 자신을 알리는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업의 채용 담당자와 헤드헌터에게도 유용한 도구다. ‘세계 최강 인명사전’으로 통하는 링크트인에 구인정보를 올리고 인재 검색도 한다.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이 어제 발표한 여대생(500명)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여대생 10명 중 3명은 취업의 가장 큰 장애물을 ‘인맥’이라고 답했다. 생애 첫 취업을 준비하는 여성들이 ‘인맥’을 최대 문제로 언급한 이유가 궁금하다. 부정 청탁을 금지한 김영란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연줄이 취업의 좁은 문을 뚫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보는 걸까. 지난달 취업포털 인크루트에서 회원 774명에게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대부분 취준생들은 ‘금수저 친구’가 취업이 잘된다고 믿었는데, 그 이유로 ‘인맥이 좋아서’(36%)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인맥은 가족, 친구처럼 단단히 맺어진 관계를 뜻하는 ‘결속적 사회자본’과 가벼운 관계들로 이뤄진 ‘연결적 사회자본’으로 나뉜다. 취업 전문가들은 연결적 사회자본을 만들어 이를 결속적 사회자본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인턴십 등을 통해 원하는 분야에 새 인맥을 만들고 이를 활용해 정식 취업에 성공하는 발판으로 삼으라는 얘기다. 부모의 인맥에 기댈 생각보다 나만의 경쟁력을 만드는 것, 다른 이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다. 대통령 후광을 업은 최순실 차은택, 뒤이어 이들과 연결된 인맥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차고 있다. 인맥에 너무 연연할 일도 아니라는 시대의 교훈이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
#인맥#여대생#링크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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