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선 앞서가니 두려워 생긴 일” vs 송민순 “책 내용 다 사실… 책임지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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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회고록 파문
문재인 “군대 안간 사람들이 종북타령”… 송민순 “대북정책 현정부도 뒤돌아봐야”

 “‘절반의 진실은 완전한 거짓보다 못하다’라는 말을 되뇌었다. 진실의 일부만 말하는 것은 오히려 진실과 거짓의 구분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가공되지 않은 기록과 기억을 찾으려 나름대로 노력했다.”

 최근 파문을 일으킨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 서문 중 일부다. 그런 송 전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언론을 매개로 한 설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문 전 대표는 18일 충북 진천, 괴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송 전 장관의 회고록 관련 질문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한 기자가 “북한에 (유엔 인권결의안 관련 기권 의견을) 사전 통보했는지…”라고 묻는 도중 문 전 대표는 말을 끊으며 “오늘은 여기(충북혁신도시)에 국한해 주세요”라고 했다. 핵심 쟁점인 송 전 장관의 회고록에서 ‘문 전 대표가 남북 경로로 (북한의 의견을) 확인해 보자’고 한 부분 역시 아무런 답을 주지 않았다. 충북 단양 구인사를 방문해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을 만난 자리에선 “정치를 하다 보면 맷집도 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 측 인사들로부터 “기억이 부정확하다” “사실이 아니다”라는 반박과 비판을 듣고 있는 송 전 장관은 이날도 자신이 총장으로 있는 서울 종로구 북한대학원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거기(회고록) 있는 것, 다 사실이다. 다 사실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책을 쓴 저자가 사실이라고 했고 공개적인 언론 (앞)에서 사실이라고 (내가) 했으면,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확실한 자세 없이 그런 말을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송 전 장관은 500쪽이 넘는 자신의 책 일부분만 논란이 된 게 안타까운 듯 “회고라는 게 영어로 리트로스펙트(retrospect), 과거를 돌이켜 보는 것이고, 미래로 가는 길, 프로스펙트(prospect·전망)하기 위해 쓰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리트로스펙트만 갖고 이야기하고 싸움을 붙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미국 사람들은 (정부에서) 나오자마자 1∼2년 사이에 다 정리해서 내놓는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10년이 지났다”며 더민주당 일각의 ‘얼마나 됐다고 회고록이냐’란 비판을 반박했다.

 다만 새누리당에 대해선 두 사람 모두 목소리를 높였다. 문 전 대표는 “내가 (대선에서) 가장 앞서 가니까 두려워서 일어나는 일 아니겠느냐”며 “군대도 제대로 갔다 오지 않은 사람들이 걸핏하면 종북(從北) 타령”이라고 비판했다. 송 전 장관도 “새누리당에서 이것을 무슨 과거를 캐는 폭로라는데,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9년 동안 했던 (대북) 정책이 정말 실행 가능성이 있는 건지 스스로 뒤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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