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태풍’ 조선업종 노조 공동파업 가시화…경영계 긴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9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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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태풍에 휘말린 조선업종 근로자들이 공동 파업도 불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각 조선업체들이 내놓은 자구계획이 제대로 이행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오전 7시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앞. 이날 새벽 상경한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노협) 소속 근로자 120여 명은 이 곳에서 구조조정 반대 집회를 열고 “근로자의 일방적 희생 강요하는 자구안을 철폐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삼성중공업 노협은 전날 90%가 넘는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집회가 끝나고 노협 간부들이 본사 진입을 시도하자 이를 막는 경비업체 직원들과 20여분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협 관계자는 “최지성 부회장(삼성 미래전략실장)이 나와 항의서한을 받으라”고 소리쳤다. 이들의 항의 서한은 결국 경비업체 관계자를 통해 사측에 건네졌다.

집회 도중 본보 기자와 만난 변성준 삼성중공업 노협 위원장은 “아직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7월 중순으로 예고된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노조의 공동파업에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련)도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조선노련에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8개 조선업체 노동자 단체가 소속돼 있다.

김태정 금속노조 정책국장은 이와 관련 “다음달 14~22일 사이에 일정을 맞춰 동시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예년에 비해 압도적으로 조합원 파업 찬성이 높은 만큼 현재로서는 사측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파업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지금이라도 노사가 함께 대화하는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 단체들의 연대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영계도 긴장하고 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린 조선업계 대표이사 간담회에서 “노협이 파업하면 (삼성중공업이) 진짜 은행 관리로 갈 수 있다”며 “파업을 자제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도 “아버지가 100만 원을 벌다 60만 원을 벌면 거기에 맞춰 살아야 한다”며 “(자식은) 아버지가 사장이었을 때 월급만 생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가 반려당한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다시 파업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관계자는 “쟁의조정 신청과 찬반 투표 등 파업 수순을 조만간 다시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서 기자clue@donga.com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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