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스타 산실’ 한화, 롯데 골프단 “프로야구팀 부럽지 않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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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롯데 골프단…골프 유망주에도 통 큰 투자

한화그룹은 골프단에도 프로야구 팀 못지 않게 통 큰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 골프단을 이끄는 지유진 감독 역시 프로야구 롯데의 중흥을 이끈 제리 로이스터 감독에 견줄 만하다. 유망주를 발굴해 스타로 키워가고 있는 두 회사 이야기다.

한화, 유망주에 투자하라


한화는 2011년 골프단을 창단했다. 처음에는 유소연, 윤채영, 임지나 등 스타 선수들로 창단 멤버를 꾸렸지만 2년 만에 새 판을 짰다. 유망주를 발굴해 큰 선수로 육성하자고 방향을 튼 것. 그때 김상균 한화 골프단 감독 눈에 들어온 게 신지은이었다.

2006년 US여자주니어챔피언십 우승자 출신인 신지은은 201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했지만 첫해 상금랭킹이 55위에 그칠 정도로 좀처럼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한화골프단 멤버가 된 2013년에도 상금랭킹이 43위에 그쳤지만 2014년에는 21위로 오르면서 천천히 정상을 향해 올라왔다. 그리고 마침내 135번째 참가 대회였던 텍사스슛아웃에서 첫 우승에 성공했다.

한국계 일본인 노무라 하루(한국명 문민경)도 신지은과 비슷한 케이스다. 일본말보다 한국말이 편하고 한국에 친구도 더 많은 노무라였지만 국적에 대한 편견이 발목을 잡았다. 한화는 가능성 하나만 보고 노무라에게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제 노무라는 한화 골프단에서 우승을 가장 많이 한 선수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투어 한화금융클래식에서 우승했고 올해는 LPGA투어 호주 호픈과 스윙잉스커츠 클래식에서 2승을 기록했다.

한화 골프단은 선수단이 한국 지역 투어에 참가할 때 전국에 있는 한화 콘도에서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걸 시작으로 밴 차량과 트레이너를 지원한다. 한화 골프단 선수들은 그룹에서 보유한 골프장에서 자유롭게 훈련할 수 있다.

올해 멤버는 김인경, 김지현, 노무라, 시드니 마이클스, 신지은, 윤채영, 이민영, 지은희 등 8명. 이들이 벌써 3승을 합작했다. 한화의 ‘프린세스 메이킹’이 결실을 보고 있다.

롯데, 원석을 보석으로 바꾸자

롯데 골프단 소속 선수들도 올해 이미 3승을 거뒀다. 롯데 전성 시대를 이끌고 있는 투톱은 장수연과 김해림. 이 둘을 원석에서 보석으로 바꾼 인물이 지유진 감독이다.

KLPGA투어 프로 출신인 지 감독은 2012년 은퇴하자마자 당시 하이마트 골프단 감독을 맡았다. 그 뒤 하이마트 골프단과 롯데마트 골프단이 합병하면서 롯데 골프단 감독이 됐다. 지 감독은 투어 프로 출신이기에 누구보다 선수들 마음을 잘 안다.

장수연은 아마추어 시절 초청 선수로 출전한 프로 대회에서 규칙을 잘 몰라 벌타를 받으면서 우승을 놓친 적이 있었다.

프로 선수가 되어서도 4년 동안 그 트라우마에서 잘 벗어나지 못했다. 지 감독은 그런 장수연을 불러 “넌 이미 우승할 준비는 다 돼 있다. 하지만 경기가 안 풀릴 때 참을 줄 알아야 우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수연은 “이젠 달라져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해림 역시 챔피언조 경기 때 퍼트가 짧아지는 증상에 시달렸다.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았던 이유다. 지 감독은 “네가 뭐가 모자라서 우승을 못 하냐”며 김해림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 주력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이었다. 지 감독 역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하는 데 6년이나 걸렸다.

지 감독이 현장에서 선수단을 진두지휘하는 사이 프런트는 전문적인 구단 관리를 책임진다.

롯데 골프단은 “바른 인성을 갖춘 아마추어 선수를 발굴·육성해 국내 정상급 선수로 키워내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골프#한화#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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