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 입은 美 여학생, 학교서 쫓겨날 위기…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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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 피해를 당한 미국의 한 여대생이 학교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학교 측이 학생은 술과 담배를 피울 수 없고 혼전 성관계를 하면 안 된다는 등의 ‘윤리강령(honor code)’을 어겼는지 조사에 나섰고 여대생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몰몬교도들이 많이 모여 사는 유타 주의 브리검 영 대학교(BYU)다. 미국 대학 서열 66위로 ‘몰몬교의 하버드’라고 불릴 정도로 종교 색채가 강하다. 일부 독실한 몰몬교도 집안 자제들은 아이비리그(미 동부 명문대학) 합격증을 받고도 이 대학을 택하기도 한다.

이 대학 2학년생인 매디 바니 양(20)은 지난해 9월 나이와 이름, 결혼 사실 등을 속이고 접근해 온 한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고소를 접수한 경찰은 바니 양과 이 남성의 통화내용을 통해 바니 양이 울면서 성관계를 거부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체포된 남성은 법원에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현지 언론 솔트레이크트리뷴 등에 따르면 사건 전말이 알려지자 학교 측은 성폭행 과정에서 바니 양이 ‘명예규율’을 위반했는지 확인하겠다며 지난달 12일 징계위원회를 발족했다. BYU의 명예규율은 △술과 담배를 하지 말 것 △무릎 위 가 드러나는 짧은 치마를 입지 말 것 △이성을 방에 초대하지 말 것 △결혼 전 성관계를 하지 말 것 등이다. 학교 측은 바니 양이 조사를 받지 않으면 다음 학기 등록을 금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사실상 정학조치다.

조사를 둘러싼 논란이 알려지자 BYU 내부에서는 자신도 같은 처우를 당했다는 여학생들의 증언이 속출하고 학칙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학교는 2011년에도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했다는 이유로 농구스타인 브랜든 데이비스를 퇴학시켰다.

김수연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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