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약화된 민노총, 총파업 빈손으로 끝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4일 16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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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정부의 2대 지침(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 시행에 맞서 추진한 총파업이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도 노사정대타협 파기에 반대했던 온건파들이 지도부와 다른 노선을 걷는 등 투쟁 동력이 크게 약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노동계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민노총이 지난달 25일부터 실시한 총파업은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각 지역에서 매일 열기로 한 결의대회도 개최되지 않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가 파업을 하지 않는 등 핵심 노조가 파업에 전혀 동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 관계자는 “총파업을 사실상 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반복되는 정치파업에 대해 현장 조합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탓”이라고 말했다.

이에 구속수감 중인 한상균 위원장은 4일 열린 민노총 대의원대회에 편지를 보내 “공장을 세우지(멈추게 하지) 못했다는 편지를 끌어안고 울었다”며 “대공장, 중소사업장, 사무직, 공공기관, 공무원, 전교조, 건설, 화물 노동자도 함께 하는 가장 위력적인 투쟁을 만들어 보자”고 호소했다. 그는 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샌더스 돌풍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라며 선거 투쟁과 정치 세력화를 요구했다. 한 위원장은 “총선, 대선 국면에서 노동자의 요구를 분명히 하고, 정치세력화 논의도 멀리 보고 하자”며 “대선 방침은 미리 결정하고 준비해 나가자”고 밝혔다.

한국노총 역시 지난달 29일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운수물류총연맹 계열 산별노조 상당수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노련(8만5000명)과 택시노련(8만2000명), 항운노련(2만2000명)으로 구성돼 온건파로 분류되는 운수물류총연맹은 기간제법 통과에 찬성하며 노사정대타협 파기를 반대해왔다. 특히 자동차노련 등 일부 산별노조는 앞으로 모든 집회에 불참하겠다고 지도부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조직 투쟁’을 할 만한 동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성열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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