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오를 ‘레전더’ 4명 누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7일 11시 35분


코멘트
27일(한국시간) 인구 1852명이 거주하는 미국 뉴욕 주 소도시 쿠퍼스타운에서 2015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헌액식이 거행됐다. 올 명예의 전당 멤버는 투수들인 랜디 존슨, 페드로 마르티네스, 존 스몰츠와 3000안타의 주인공인 2루수 그레이그 비지오 등 4명이다. 이들의 헌액식을 구경하려고 쿠퍼스타운에는 무려 5만 명의 야구팬들이 운집했다. 명예의 전당 세리머니 사상 5번째로 많은 관중이다.

4명의 레전더들은 미국야구기자단(BBWAA)에 의해 뽑혔다. 1955년 이후 야구기자단에 의해 4명이 선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자격조건 첫 해에 3명의 투수가 전당 회원이 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비지오는 3년째 만에 회원이 됐다. 명예의 전당 회원 조건은 10년 이상 활동하고 은퇴 후 5년이 경과돼야 한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은 미국 스포츠에서 가장 역사가 깊다. 1936년에 제안돼 1939년 6월 쿠퍼스타운에서 타이 콥, 베이브 루스, 크리스티 매튜슨, 호너스 와그너, 월터 존슨 등 그야말로 전설의 선수 5명이 최초의 주인공이 됐다. 그래서인지 야구 명예의 전당 입회가 가장 까다롭다. 투표 자격을 갖고 있는 야구기자단(올해 549명)의 75% 지지를 얻어야 한다. 선수로 전당 회원이 된 215명 가운데 기자들에 의해 뽑힌 선수는 119명에 불과하다. 만장일치는 단 한 명도 없다. 역대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은 선수는 투수 놀란 라이언과 톰 시버로 98.8%였다. 올해 회원 4명은 존슨 97.3%, 마르티네스 91.1%, 스몰츠 82.9%, 비지오 82.7%의 지지를 얻었다. 야구기자단에서 탈락하면 별도의 위원회에서 구제가 가능하다. 여기도 75%의 지지가 필요하다.

뉴욕 메츠, 신시내티 레즈에서 활동하며 통산 311승을 거둔 시버는 MLB 네트워크의 다큐멘터리 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너무 커서(too tall), 너무 작아서(too small), 너무 거칠어서(too rough) 투수로 부적격하다고 했지만 이들은 통념을 깨고 오늘 명예의 전당 주인공이 됐다”며 3명이 메이저리그에서 이룬 업적을 기렸다. 존슨은 210cm, 마르티네스는 180cm다. 존슨은 통산 5차례 사이영상과 303승 탈삼진 4875개로 이 부문 역대 2위다. 장신에서 내리꽂는 강속구에 몸쪽으로 붙는 볼에 타자들은 주눅이 들었다. 존슨은 왼손으로는 역대 가장 위협적인 볼을 구사한 투수로 꼽힌다.

마르티네스는 사이영상 3회 수상, 통산 219승을 기록했다. 219승에도 불구하고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으로 1983년 후안 마리샬 이후 두 번째 회원이 된 마르티네스는 1997년-2003년 118승을 거두는 동안 5차례 평균자책점 1위, 피안타율 0.198로 언히터블 투수로 군림했다. 마르티네스는 LA 다저스 사상 최악의 트레이드로 꼽히는 구단 흑역사의 주인공이다. 1992년 마르티네스는 데뷔 두 번째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6이닝 4안타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페드로의 형 라몬은 토미 라소다 감독에게 “동생은 지금 보여준 것보다 훨씬 더 잘 던진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라소다는 페드로는 체구가 작아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로는 부적격하다며 이듬해 1993년 불펜투수로 활용했다. 이어 시즌이 끝난 후 2루수 보강을 위해 몬트리올(현 워싱턴)의 델라이노 드실즈(현 텍사스 중견수의 아버지)와 맞바꿨다. 드실즈는 다저스에서 잠깐 활동하다가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했고, 마르티네스는 사이영상 수상으로 라소다의 판단을 비웃었다. 라소다는 이날 헌액식에 참석했다.

사이영상을 한 차례 수상한 스몰츠는 메이저리그 사상 선발 210승에 세이브 154개를 기록한 유일한 투수다. 21년을 애틀랜타에서 활약하며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과 마운드의 트로이카를 구축했던 스몰츠도 원래는 디트로이트 소속이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디트로이트는 베테랑 도일 알렉산더를 데려오고 유망주 스몰츠를 애틀랜타에 줬다. 시버의 지적처럼 데뷔 초반 볼넷을 남발했다. 1990년 시즌에는 볼넷 90개로 리그 최다 허용을 기록하기도 했다.

비지오는 휴스턴의 첫 번째 명예의 전당 회원이다. 20년 동안 휴스턴 유니폼을 입고 3000안타를 만들었다. 포수에서 2루수로 전향했다. 비지오는 1995년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가 돼 돈방석을 예고했으나 휴스턴과 재계약을 맺어 의리파로 통한다. 2015년 명예의 전당 멤버 4인은 최근 들어 가장 화려한 레전더들이다.

LA=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