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95주년]헬로, 핀테크 혁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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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빠르게, 더 편하게, 더 안전하게… 금융사들 첨단서비스 경쟁

핀테크(Fin Tech·금융기술)는 올해 금융권의 가장 큰 화두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내외 금융계를 강타하고 있는 ‘핀테크 혁명’에 대해 “요즘 금융소비자들은 좀 더 빠르고 안전하고 편리한 금융 기법을 원하고 있다”며 “이 흐름은 피할 수 없고 피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내 금융사들이 핀테크라는 거대한 조류를 애써 외면하지 말고 공세적인 자세로 임해 살아남아야 한다는 뜻이다.

은행 카드 보험 증권 등 금융회사들의 ‘핀테크 경영’은 이미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이들은 첨단 금융기법을 동원해 금융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상품을 개발하는가 하면 핀테크 벤처기업들과 제휴해 이들을 지원 및 육성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정부도 금융회사 및 정보기술(IT) 기업들과의 의견 교환과 정책 연구를 통해 올해 중으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방안 등 전반적인 핀테크 산업 육성책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핀테크 경영’의 선봉에 선 시중은행들

금융회사 가운데 비교적 덩치가 큰 시중은행들은 우선 IT 기업들과의 업무 제휴, 조직 개편 등을 통해 ‘핀테크 경영’의 시동을 걸고 있다.

KB금융은 올 초 핀테크 기업을 육성하고 이들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내용의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계열사 등에 핀테크와 기술금융에 관한 전담팀을 만들고 핀테크 업체에 대한 대출 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핀테크 사업부’를 새로 만들면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우리 핀테크 늘품터’라는 연계 채널을 만들어 금융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핀테크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신한금융도 ‘신한 Future's Lab’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핀테크 기업의 후원자 역할을 충실히 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이미 2월 다음카카오와 협약을 맺고 핀테크 시대에 대응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금융사들의 이런 노력은 소비자들을 위한 첨단 금융서비스의 개발로 하나둘 현실화되고 있다. 농협은행은 비밀번호만 누르면 계좌 정보와 거래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웨어러블 뱅킹(Wearable Banking)’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나·외환은행이 올해 초 선보인 ‘태블릿 브랜치’는 은행 직원이 고객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 은행 업무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IBK기업은행은 모바일로 금융 거래와 금융상품 상담, 가입까지 모두 할 수 있는 ‘IBK ONE 뱅크’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기업은행과 함께 기술금융에 힘을 쏟으면서 금융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첨단 기술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금융지주사와 시중은행들은 이 같은 첨단 금융상품의 개발과 함께 금융소비자의 개인정보 보호 등 보안 문제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간편 결제, 모바일 주식거래로 첨단금융 이끌어


신용카드사들도 간편결제 서비스와 빅데이터 활용을 필두로 핀테크 혁명에 대응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스마트폰의 유심(USIM)에 카드 정보를 담는 방식으로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스마트폰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BC카드의 페이올(PayAll)은 이베이의 ‘페이팔’과 비슷한 서비스로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된다. 삼성카드는 고객의 소비 행태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등 맞춤형 혜택을 주고 있다. 신한카드는 대리운전과 퀵서비스처럼 국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서비스를 모바일 앱카드로 주문 및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금융과 IT의 접목은 보험사나 증권사들도 예외가 아니다.

삼성화재는 태블릿PC를 통해 상품 설계부터 전자서명을 통한 청약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전자청약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새로운 보험계약 중 30%가량이 이런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화생명도 앞서 2012년 업계 처음으로 전자서명 시스템을 도입했다. 보험사들은 이런 방식을 쓰면 설계사들이 말로 일일이 설명할 때보다 고객들의 보험 이해도가 훨씬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미래에셋증권은 고객이 지점을 찾지 않고도 홈페이지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직접 투자 정보를 검색해 본인의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는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했다. 또 대우 대신 한국투자증권 등 많은 증권사가 스마트폰으로 주식 거래를 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꾸준히 개편하면서 이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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