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노후준비, 조금씩 꾸준히 시간이 돈 벌게 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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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과 복리효과

서동필 연구위원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서동필 연구위원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영국의 제임스 와트는 현대식 증기기관을 발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증기기관은 영국의 산업혁명을 주도했으며, 그의 이름 와트는 현재 전력의 단위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힘을 측정하는 단위로 많이 사용되는 마력(馬力) 역시 그가 처음으로 사용했다.

마력은 말 한 마리가 끄는 힘으로, 제임스 와트는 증기기관의 힘을 측정하기 위해 마력을 단위로 사용했다. 오늘날의 단위로 환산하면 1마력은 75kg의 무게를 1초에 1m 들어올리는 힘이라고 한다.

그런데 와트가 만약 말 한 마리가 아닌 두 마리로 실험을 해서 마력을 측정했다면 오늘날 마력의 힘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말 두 마리가 끌었으니 150kg의 무게를 들어올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4배에 육박하는 300kg 정도의 무게는 거뜬히 들어올릴 수 있다.

실제로 실험을 해보면 말 두 마리가 힘을 합치면 각각의 능력치를 모두 합한 것보다 3, 4배 정도의 힘을 낸다고 한다. ‘1+1=2’이라는 수학이 통하지 않는 세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투자의 세계에도 이 같은 상황이 존재한다. 시간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큰 자금을 한꺼번에 투자해서 그 효과를 단기간에 크게 누리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작은 자금을 길게 투자해서 그 효과를 장기간에 걸쳐 누리는 것이다.

전자는 흔히 말하는 ‘좁쌀 백 바퀴보다 수박 한 바퀴가 낫다’는 신념 아래 큰 금액을 운용하는 것이다.

이른바 돈이 돈을 벌게 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100만 원을 투자해서 100% 수익률을 올리면 100만 원이 생기지만 1억 원을 굴려 10%의 수익률만 올려도 1000만 원의 성과를 가져다준다.

두 번째 방법은 시간이 돈을 벌게 하는 전략이다. 즉, 작은 금액일지라도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투자하면 시간이 갈수록 ‘시간’의 위력이 나타나면서 생각보다 꽤 많은 금액을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이른바 ‘복리효과’가 더해지는 것이다.

실제로 1000만 원을 30년간 투자해서 매년 10%의 수익이 났다고 가정할 경우, 투자 첫해의 수익은 100만 원이지만 10년째 되는 해의 수익은 235만 원으로 두 배가 넘는다. 30년째 되는 해에 불어나는 금액은 무려 1586만 원에 이른다. 이것이 시간이 가져다주는 마력(魔力)과도 같은 힘이다. 두 마리 말이 힘을 합치면 그 이상이 힘이 생기듯, 시간도 쌓이면 쌓일수록 단순한 합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노후준비를 위한 투자는 시간이 돈을 벌게 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먼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지금 당장 큰돈을 투자해서 한꺼번에 마련하기보다 조금씩 꾸준히 투자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결국 노후투자의 관건은 금액이 아니라 시간인 셈이다. 돈이 없어서 노후 준비를 못한다는 핑계를 대기보다는 좀더 일찍 시작함으로써 시간의 투자량을 늘리는 것이 옳은 선택이다.

지금 당장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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