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A 우영수 감독관 “모터스포츠, 안전이 최우선”

  • 동아경제
  • 입력 2014년 7월 26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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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프 로드레이서 1세대이자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 오피셜을 30년째 맡고 있는 우영수(58) 감독관. 그는 성공적인 모터스포츠 개최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안전을 꼽았다.
국내 오프 로드레이서 1세대이자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 오피셜을 30년째 맡고 있는 우영수(58) 감독관. 그는 성공적인 모터스포츠 개최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안전을 꼽았다.
지난 20일 세계적인 내구레이스 ‘르망’ 아시아 지역 예선전이 펼쳐진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이 대회 서포터 레이스 ‘포뮬러 마스터즈 차이나 시리즈’에서 급박한 상황이 연출됐다. 사고로 인도의 19살 드라이버 아크힐 라빈드라(Akhil RABINDRA)가 타고 있던 머신이 꼼짝하지 않자 경기장 안으로 대회 담당의사와 헬기까지 동원돼 수습에 나선 것. 다행히 드라이버는 멀쩡했고, 상황은 10분 만에 종료됐다. 이처럼 빠른 시간 내에 사고 처리가 가능했던 것은 주최 측이 대회를 치르기 위한 안전규정과 사고 발생 시 메뉴얼을 정확히 지켰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모든 자동차경주는 한국자동차경주협회(Korea Automobile Racing Association·이하 KARA)의 승인이 떨어져야 정식경기로 인정받을 수 있다. 바꿔 말하면 KARA가 자동차경주를 위해 제정한 규정을 모두 통과해야 경기를 치르는 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를 총괄하는 KARA 우영수 감독관(Supervisor)을 만나 모터스포츠 안전문제를 짚어봤다. 그는 현재 국내 대회 공인을 내주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자동차경주에서 KARA의 역할은.

“KARA는 모든 경주대회 준비 단계부터 레이스 심사 등 경기가 끝날 때까지 모든 것에 관여한다. 최근 분야를 막론하고 ‘안전 불감증’은 시급히 풀어야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사고가 비일비재한 자동차경주에서는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이 때문에 KARA의 공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회를 치르기 위해선 KARA 규정집에 충족하면 되는데 까다로운 심사가 이어진다. 규정을 단 하나라도 지키지 않으면 승인을 절대 내주지 않는다. 자동차 사고는 생명과 직결된다. 첫째도 둘째도 안전이다.”

-규정을 어디가 사고 난 적이 있나.

“한국자동차드래그연합(KDRC)이 2010년 10월 드래그 레이스를 진행하기 위해 경기 공인을 의뢰한 적이 있다. 장소는 충남 서산시 지곡면 화천리 현대파워텍 주행성능시험장이었다. 그곳은 단순 주행성능시험장일 뿐 안전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 관람객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시설도 없었다. KARA는 공인을 내주지 않았지만 대회는 강행됐다. 결국 경기 전 연습을 하던 운전자가 관램객을 덮쳐 1명이 목숨을 잃었고, 4명은 크게 다쳤다. 이 사고의 일부 책임이 인정된 주최측 직원은 구속됐다.”

-공인 경기장에선 어떤 안전장치가 있나.

“KARA는 우선 경기장 안의 사고요소를 모두 체크하고 보완하도록 주최 측에 강제한다. 가드레일 벽에 1cm의 이물질도 제거해야하는 게 원칙이다. 사고가 나면 이로 인해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터스포츠에서는 사고 시 화재가 많이 발생한다. 곳곳에 소화기를 배치해 누구든지 화재를 진압할 수 있게 했다. 또 가드레일의 수와 담벽의 높이까지도 규정해 이를 지키도록 하고 있다. 담당 의사를 일정 수 배정하고 엠블런스도 대기시킨다. 관중들을 위해 서킷과 관중석과의 거리를 유지하고 팬스 높이도 기준 이상 갖춰야 한다.”

-국내 경기장 수준은 어떤가.

“한국에 대표적인 자동차 서킷은 영암·태백·인제가 있다. 특히 지난해 개장한 인제서킷(그레이드 2)은 해외 유명 서킷과 견줄 만하다. 경주장 안의 모든 담벽은 특수 재질로 제작돼 사고가 나도 드라이버를 안전하게 보호해주고, 관중석 뒤쪽에 메디컬센터도 마련해놔 언제든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고저차가 심하고 코너구간이 많아 속도가 나지 않기때문에 사고도 덜하다. 오히려 레이서 스킬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서킷이다. 영암의 경우 실제로 F1을 치렀을 정도로 경기장 시설이 좋다. 국제자동차연맹(FIA)로부터 그레이드 1 최고등급을 받았다.”

-KARA가 실시하는 안전교육은.

“KARA는 자동차경주뿐만 아니라 운전 입문자를 위해 매년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도로주행 경험이 없는 예비 운전자를 대상으로 안전 교육을 시행해 바람직한 운전 습관을 갖게 해 잠재적인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인재 육성의 일환으로 FIA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모터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인원을 선발해 해외 연수프로그램도 참가시킨다.”

인제(강원)=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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