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물류센터 늘려 농민 울리는 가격 급등락 줄일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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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욱 농협중앙회 농업경제 대표
현재는 가격 오르나 내리나 농민 손해… 공들인 밭을 갈아엎는 일 절대 없어야

이상욱 농협중앙회 농업경제 대표가 최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농산물 유통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상욱 농협중앙회 농업경제 대표가 최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농산물 유통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최근 전국의 채소 농가는 ‘풍년의 후폭풍’에 신음하고 있다. 포근한 날씨 탓에 양파와 배추, 감자 등이 대량 출하되면서 가격이 평년의 절반 이하로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 이상욱 농협중앙회 농업경제 대표는 “이렇게 날씨에 따라 농민이 울고 웃는 식의 사업구조를 바꾸려면 유통을 바꿔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이런 생각에서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접 만나는 로컬푸드 직매장, 기업이 농산물 가격을 지원하는 상생마케팅 등을 내놓았다. 그는 농산물 시장 개방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라도 유통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가격 폭락 사태에 대한 생각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농산물 유통 분야에 30여 년간 몸담으면서 ‘이건 신과 함께 해야 하는 사업’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때로는 수급 안정 등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다양한 판로를 늘리는 유통 혁신을 고민했다. 어떻게든 농민이 밭을 갈아엎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농산물 유통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농산물은 공산품보다 부피가 크고 유통 과정에서 변질 우려가 크다. 물류 자동화가 힘들고 소규모 농가에서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경로가 복잡하다. 도매시장에서 경매로 가격이 결정되다 보니 가격 통제가 어렵다. 이렇다 보니 유통 비용이 최종 가격의 40∼50%를 차지한다.

―산지에서 가격이 떨어져도 소비자가격은 그대로인 경우도 많다.

“그것 역시 유통 마진 때문이다. 유통 비용 감소를 위해 지난해부터 경기 안성물류센터를 운영했다. 센터를 통해 농가 소득은 8.4% 늘렸다. 소비자가격은 6.2% 떨어졌다. 이런 센터를 2020년까지 횡성과 장성 밀양 등에 더 세우려 한다. 경매 때문에 생기는 가격 급등락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이 외국의 파머스마켓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겠나.

“한국은 도시와 농촌이 분리돼 있어 힘든 환경이다. 도시 소비자들도 대형마트에서 농산물을 구매하는 게 익숙하다. 이런 패턴에 맞춰 대도시에선 농협 a마켓의 농산물 꾸러미를 더 이용하도록 유도할 생각이다.”

―농산물 시장 개방의 여파는 어떻게 이겨야 하나.

“수출에 힘써야 한다. 일본의 엔화 약세 현상으로 수출에 타격이 크지만 중국 부유층 등 다른 곳에서 기회가 생기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신뢰가 크다. 일반 토마토의 절반 크기에 그치지만 당도가 높아서 2, 3배 비싸게 팔리는 대저짭짤이토마토 같은 경쟁력 있는 농산물을 집중 육성해 수출해야 한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이상욱#농산물 분류센터#농협중앙회#농업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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