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農家 돕는 착한 무인기도 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KAIST 심현철 교수팀 개발… 딸기축제서 배달시스템 시연

11일 낮 대전 유성구 KAIST 교내 잔디 광장. 딸기 상자를 싣고 134m를 날아온 무인항공기가 착륙하기 위해 수직 하강하는 순간 학생들이 환호와 갈채를 보내고 있다. KAIST 제공
11일 낮 대전 유성구 KAIST 교내 잔디 광장. 딸기 상자를 싣고 134m를 날아온 무인항공기가 착륙하기 위해 수직 하강하는 순간 학생들이 환호와 갈채를 보내고 있다. KAIST 제공
11일 낮 12시 25분 대전 유성구 KAIST 도서관 인근 잔디 광장. 무인항공기가 비행접시처럼 사뿐히 착륙해 1kg 남짓한 딸기 상자를 내려놓은 뒤 다시 이륙해 사라졌다. 강성모 총장을 비롯해 학생 수백 명은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이날은 KAIST 학생들이 지역 딸기 농가를 돕기 위해 1995년부터 이어온 딸기축제일로 무인항공기의 딸기 배달 시연이 특별 행사로 진행됐다.

광장 잔디밭에 있던 학생이 낮 12시 17분 스마트폰으로 딸기를 주문하자 항공우주학과 심현철 교수팀의 배달 시스템이 가동했다. 우선 무인항공기를 실은 무인자동차가 5분 동안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영상장치를 통해 600m가량 이동한 끝에 교내 행정동에 도착했다. 행정동과 주문자 사이에는 134m의 잔디밭이 가로놓여 있었다. 딸기 상자를 탑재한 무인항공기는 수직으로 15m 떠올라 잔디 광장의 목표 지점에서 수직 하강했다. 비행 시간은 2분 30초였다.

캠퍼스 하늘을 날아 배달된 딸기를 맛본 기계공학과 4학년 노재린 씨는 “우리 기술로 배달받아 딸기 맛이 더 특별하다”고 말했다.

지름 1.3m 원형 모양의 무인항공기에는 프로펠러 8개가 달렸다. 무게는 4.5kg으로 1.5kg가량을 싣고 최대 시속 60km까지 비행할 수 있다. 10분 이상 날아 8km가량 갈 수 있지만 안전사고를 우려해 가시거리 내에서만 운행한다. 심 교수는 “무인항공기 같은 ‘무인물류시스템’이 상용화되면 물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배달 오토바이로 캠퍼스 사고 위험이 높은 만큼 간식이나 야식 배달에 먼저 활용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무인기#KAIST#심현철교수#배달시스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