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본 야구] 야구는 ‘속근’과 ‘지근’ 모두 사용 피로회복제·탄수화물 보충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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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23일 07시 00분


■ 승리의 조건 ‘패스트 리커버’

2013년 한국 프로야구 한 시즌 경기수는 팀당 128경기, 팀간 16차전, 총 576경기로 예정돼 있다. 월요일과 우천, 그리고 올스타전 등을 제외하고는 모든 팀이 거의 매일 경기를 치러야 하는 장기레이스 종목이다. 야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각 포지션별 신체적 활동량이 다르지만, 각 팀의 1군 야수들은 한 시즌 100경기 이상, 선발 투수들은 5일 로테이션으로 대략 30경기에 출전한다. 그리고 게임당 3시간 이상의 경기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선수들이 느끼는 피로도는 상당히 높다.

피로를 정의하면 장기간 또는 지속적인 자극으로 인해 한 기관 혹은 그 기관의 일부 능력이 저하되어 더 이상의 활동을 지속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스포츠 상황에서 선수들의 피로 축적·증가는 집중력과 컨디션 난조로 인한 경기력 저하 및 부상의 위험성 노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피로의 발생을 최소화하고, 발생된 피로를 최대한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 다음 경기의 승리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이러한 필수조건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피로 발생원인과 발생된 피로를 빠르게 회복시키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인체를 구성하는 근섬유 타입은 크게 지근섬유(slow twitch fiber)와 속근섬유(fast twitch fiber)로 나눈다. 지근은 유산소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고, 근수축 속도는 느리지만 피로에 강한 근섬유인 반면, 속근은 무산소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고, 근수축 속도가 빨라 강한 힘을 내지만 피로에 약한 근섬유이다. 야구경기는 고강도의 지속적인 활동으로 수행되는 축구나 농구와는 달리 저강도의 장시간 움직임과 그러한 움직임 속에서 순간순간의 파워와 스피드를 발휘해 경기를 수행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지근과 속근 모두를 사용하는 스포츠라 말할 수 있다.

야구에서 경기시간의 증가는 지근섬유에서의 에너지원(탄수화물) 고갈을 유도하고, 타격, 주루, 도루, 송구와 같은 순간적인 스피드와 파워를 발휘하기 위한 속근의 사용은 피로물질로 알려진 젖산, 수소이온, 암모니아의 혈중 농도를 높여 피로를 유발하게 된다. 이처럼 야구경기 중 피로 발생은 근육 그 자체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에너지원의 감소와 피로물질의 축적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경기 중 발생되는 피로를 최소화하고 운동 후 발생된 피로를 빠르게 회복시켜 다음날 경기를 위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피로의 원인으로 알려진 에너지원 감소를 지연시키고, ▲축적된 피로물질의 제거율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에너지원의 보충

야구와 같이 장시간의 운동시에는 주로 근육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글리코겐의 고갈에 의한 피로가 발생한다. 이러한 글리코겐의 고갈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식사는 경기 시작 전 2-3시간 전에 끝, ㉯경기 전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탈수의 원인, ㉰경기 중 글리코겐 고갈과 탈수를 막기 위해 5-8%% 탄수화물이 혼합된 음료를 경기 시작 1시간 후부터 30분 간격으로 200ml씩 섭취, ㉱발한에 의한 염분의 손실을 막기 위해 5-8%% 탄수화물 음료에 30-50mmol/L 농도의 소금을 혼합해 섭취, ㉲딱딱한 것보다는 부드러운 식품이 경기 중 흡수가 잘 되므로 바나나, 플레인요구르트, 오렌지주스와 같은 식품을 섭취, ㉳경기 종료 후 되도록 빠른 시간에 고혈당지수 식품을 이용한 식사, ㉴경기 종료 후 탄수화물과 함께 단백질을 섭취하면 손상 근육의 회복이 빠름, ㉵경기 종료 후 글루타민, BCAA(이소류신, 류이신, 발린)와 같은 보충제를 섭취, ㉶더블헤더처럼 장시간의 경기를 연속적으로 수행할 경우에는 총 열량의 70%%는 탄수화물로 섭취.

● 부산물 제거

속근 섬유의 동원율 증가로 인해 축적된 혈중 피로물질, 즉 젖산, 수소이온, 암모니아 등의 효과적인 제거를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경기 종료 직후 눕거나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정적인 방법보다는 30-40%% VO2max강도로 움직일 수 있는 동적 휴식을 취함 ㉯경기 종료 후 지친 근육에 혈류를 증가시켜 산소와 영양분 공급을 증가시키고, 빠른 혈류 공급에 따른 피로물질 제거 증진을 위해 마사지를 시행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부산물의 제거를 빠르게 하기 위해 온욕(40-45℃) 또는 사우나(70-80℃의 건식사우나)를 시행(사우나는 주2회가 적당. 사우나 후 주스나 스포츠음료 섭취) ㉱미세한 근손상으로 인한 염증세포 증식 및 통증 완화를 위해 냉욕(10-15℃)을 시행 ㉲최근에는 냉온욕도 권장됨(10℃에서 1분, 40℃에서 4분·3∼5회 반복)

이러한 피로 기전 및 회복 방법에 대한 지식은 선수들의 경기력, 팀의 승리와 직결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모든 선수들이 피로 없는 최상의 컨디션에서 경기를 수행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야구 미래는 더욱 희망적이라 생각된다.

서태범 박사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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