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348>聖人이 有憂之하사 使契로 爲司徒하야 敎以人倫하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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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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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聖君(성군)들이 인류 문명을 개척한 이후, 다시 인간의 도리를 밝히는 敎化(교화)가 시작됐다고 보았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생활에 필요한 물질적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하지만 물질적 조건이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인간다운 것은 윤리를 지키기 때문이다. 공자와 맹자는 인간의 윤리의식이 내발적인 것이라고 보았다. 다만 인간이 야만의 상태를 벗어나는 최초의 단계에서는 성인이 인간을 교화해야 했다고 보았다. 여기서의 성인은 堯(요)와 舜(순)을 가리킨다고 보는 설과 舜만을 가리킨다고 보는 설이 있다.

有는 옛날에는 又와 통했다. 憂之는 사람이 배불리 먹고 따스하게 옷을 입게 돼 게으르게 지내면 禽獸(금수)에 가까워지리라 근심했다는 뜻이다. 契(설)은 舜임금의 신하다. 司徒는 교육을 담당하는 관리다. 人倫은 사람의 도리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요구되는 도리다. 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은 곧 五倫이다. 司徒가 오륜을 가르쳤다는 설과 사도가 백성들을 가르치자 백성들 사이에 오륜이 생겨났다는 설이 있다. 父子有親의 親은 사람으로 태어나면서부터 내면에서 일어나는 親愛(친애)의 情이다. 부모는 慈(자), 자식은 孝(효)의 마음을 갖는다. 君臣有義의 義는 후천적인 신분에 따라서 생겨나는 상하 사이의 올바른 도리다. 군주는 신하를 禮로 대하고 신하는 군주에게 충성하는 것을 말한다. 夫婦有別은 남편과 부인이 각각의 본분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長幼有序는 長者를 우선하고 幼者를 뒤로 돌려 연령층에 따라 순서를 두는 것을 말한다. 朋友有信은 친구들 사이에 서로 欺瞞(기만)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오륜은 권력관계의 규범이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덕목이다. 단, 그 구체적 함의는 현대사회의 관점에서 새로 해석해야 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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