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42세 엄마 선수 매슈 “해냈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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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우승

작년 챔프 김인경 공동2위

다음 달 출산을 앞둔 왕년의 골프 여제는 무거운 몸으로 참석한 시상식에서 환하게 미소 지으며 트로피를 건넸다. 자신이 주최한 골프대회의 우승자가 두 아이를 둔 엄마였기에 축하의 마음은 더욱 애틋했다. 로레나 오초아(30·멕시코)와 캐트리오나 매슈(42·스코틀랜드)였다.

매슈는 14일 오초아의 고향 멕시코 과달라하라골프장(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합계 12언더파로 우승했다. 지난해 챔피언 김인경(23)과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를 4타 차로 제쳤다.

불혹의 나이를 넘긴 매슈는 2009년 8월 출산 후 11주 만에 치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뒤 2년 3개월 만에 LPGA투어 통산 4승째를 거뒀다. 그는 1994년 그레임 매슈와 결혼한 후 올해 두 살과 네 살인 딸을 둔 엄마 골퍼다. 남편 매슈가 늘 캐디로 나섰는데 이번 대회에선 기쁨을 함께할 수 없었다. 7주 넘게 해외 투어를 다니느라 남편이 스코틀랜드 집에서 아이들을 돌봐야 했다. 매슈는 “애들을 보살핀 친정 식구들에게 영광을 돌린다. 오초아에게 건강한 출산을 기원해줬다”며 웃었다.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던 두 딸의 엄마 줄리 잉크스터(51·미국)는 서희경 등과 공동 4위로 마친 뒤 매슈와 포옹을 했다.

LPGA투어에 따르면 올 시즌 등록된 엄마 골퍼는 27명이며 이들의 자녀는 40명에 이른다. 한국 선수 중에는 한희원과 김미현이 대표적이다. 매슈는 “미국에선 탁아시설이 잘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투어를 다닌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운동과 육아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1부 투어에서는 박희정이 유일하다. 2000년 이후 엄마 챔피언은 2003년 하이트컵에서 우승한 김순희뿐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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