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엄영익]추락하는 IT산업 경쟁력 높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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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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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영익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엄영익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우리나라 정보기술(IT)산업 경쟁력, 특히 소프트웨어 경쟁력에 대해 많은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최근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이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의 IT산업 경쟁력 지수가 5년 연속 하락해 올해는 조사 대상 선진 66개국 중 19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각국의 IT 비즈니스 환경, 연구개발(R&D) 환경, IT 인프라, 인적 자원, 법적 환경, IT산업 발전 지원도 등에 대한 분석 결과를 담고 있으며, 한국의 IT산업 경쟁력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R&D 환경 부문과 인적자원 부문의 지표 하락을 들었다. 또 그동안 하드웨어 분야에 편중됐던 IT 환경을 보완하는 측면에서 소프트웨어산업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위한 인재 양성 및 개발자들의 사기 진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내 주요 대학의 소프트웨어 분야 학과에 진입하는 학생 수는 2000년대 초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학생들의 전공 선택은 그 시대의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고 그 상황에 맞게 조절돼 나타나는 것이므로 특정 분야 지원 학생 수 감소가 큰 이슈가 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문제는 국가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력 수급이 절실한 분야에 학생들의 진입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당 수준의 수요가 있음에도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들 인력에 대한 처우 수준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해 시급하게 필요한 분야의 인력에 대한 처우가 적절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오히려 업무 환경이 다른 분야에 비해 열악한 수준임을 입증하는 결과가 아닌가 한다.

인재 양성 및 공급을 위한 인프라는 국가 산업 발전의 근간이다. 최근 애플과 구글 등의 약진을 보면서 국내에서도 소프트웨어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무게 있게 제시되고 있고, 정부도 이를 위한 여러 가지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다만 단기적이고 즉흥적인 정책보다는 소프트웨어산업 발전의 근간을 튼튼히 하는 일부터 시작했으면 한다. 1990년대 이후 약 20년간 손놓고 있던 소프트웨어 분야가 단기적인 정책으로 되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재 양성 및 인력 인프라 구축은 학부와 대학원 등의 수학기간을 고려할 때 적어도 10년 정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처우 및 업무 환경 개선과 더불어 인재 양성을 위한 꾸준한 투자가 이 기간 이상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소프트웨어 분야는 다른 분야와 비교할 때 상당히 다른 특성이 있다. 가장 큰 차이는 개발 제품을 눈으로 쉽게 볼 수 없다는 비가시성에 있다. 중간 단계에 개발 진도를 확인하기도 어렵고 개발이 완료돼도 그 기능이나 성능을 확인하는 데 긴 시간이 소요된다. 극도의 두뇌 집약적 산업이라는 특징도 있다. 기술과 산업의 개발 인력 의존성이 매우 크다는 뜻이다. 정부가 추진할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및 R&D 정책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특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성과에 대한 평가 지표나 평가 방법 등도 소프트웨어 특성을 반영해 제시되어야 한다. 일관성이라는 이유로 다른 분야와 같은 잣대로 비교하고 평가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IT산업의 경쟁력 제고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면 이제부터라도 기반을 다지는 일부터 시작하자. 높은 수준의 연구개발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지원하고, 소프트웨어 특성에 맞는 R&D 환경을 제공하자. 한국의 IT산업 경쟁력 지수가 2007년의 3위 수준으로, 그리고 그 이상으로 상승하기를 기대한다.

엄영익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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