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춤 따로 연기 따로 주제노출 너무 노골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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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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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발레축제 안무작품
아이언Ⅱ 안무 ★★★ 연출 ★★☆ 퀘이사 안무 ★★☆ 연출 ★★

이종필 씨의 ‘아이언Ⅱ’. 대한민국발레축제 제공
이종필 씨의 ‘아이언Ⅱ’. 대한민국발레축제 제공
무용작품은 춤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적절한 연출과 구성이 있어야 기승전결을 갖춘 하나의 작품이 된다. 그렇지 않을 때는 여러 장의 춤을 기계적으로 나열한 공연이 될 수밖에 없다.

18,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제1회 대한민국발레축제의 일환으로 안무가 이종필 씨의 ‘아이언Ⅱ’, 정미란 씨의 ‘퀘이사’가 무대에 올랐다. 축제 조직위가 선정해 지원한 안무가 8명의 작품 중 첫 두 작품으로, 둘 다 춤은 있되 연출이나 구성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노출했다.

‘아이언Ⅱ’는 인간사를 용광로 속 쇳물에 비유해 표현했다고 했다. 그러나 남자 배우 3명이 객석에서 튀어나오며 큰소리를 지르고, 붉은색과 녹색 물감을 얼굴에 칠하며 웃는 첫 장면은 주제와의 연결점을 찾기 어려웠다. 이어진 무용수들의 춤은 역동적이었지만 춤 중간에 끼어드는 배우들의 연기 장면은 어색했을 뿐 아니라 춤으로 작품을 풀어내지 못한 채 연기에 그 몫을 맡겼다는 인상을 줬다. 안무가가 가장 공을 들였다는 2인무는 아름다웠지만 국립발레단 무용수인 윤전일, 신승원 씨가 추지 않았더라면 그만큼 인상적이었을지 의문이었다.

‘퀘이사’는 별 퀘이사의 아름다움을 움직임으로 표현한 작품이었다. 공상과학(SF)영화 효과음을 연상시키는 음악, 무대 배경의 조명은 작품의 주제를 지나치게 직설적으로 표현해 관객의 상상력을 차단했다. 별의 이미지를 무용수들의 손에 달린 조명으로 표현했는데 이 때문에 오히려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역설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춤은 계속 이어졌지만 인상에 남는 장면은 마지막 별 퀘이사로 짐작되는 여성 무용수를 남성 무용수가 들어올려 무대 뒤로 퇴장하며 암전되는 순간뿐이었다.

축제의 질은 축제에 오르는 작품이 결정한다. 그러나 ‘아이언Ⅱ’와 ‘퀘이사’는 국내 발레계가 모여 개최한 첫 발레축제에서 조직위가 선정해 지원한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i: 제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2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일대. 2만 원. 02-587-6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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