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지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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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일 09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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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건축가들은 과연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들을 위해서는 어떤 집을 지을까.

웅장하고 멋들어진 디자인에 최고급 자재와 현대식 가구들을 배치한 별천지를 짓지는 않을까.

우리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친절하게도 일본의 주택전문 건축가가 20세기 현대건축의 거장들이 철학을 담아 직접 지은 9채의 집을 직접 찾아가 봤다.

르 코르뷔지에(프랑스)가 노모(老母)를 위해 스위스 레만 호숫가에 지은 18평(60㎡)짜리 <어머니의 집>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배려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집안 어디서라도 호수와 알프스를 조망하도록 만든 11.64m의 수평 창은 시원한 자유와 유쾌한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 내부는 동선을 최소화하고, 야외 층계 벽엔 손님 들고양이들이 호수를 바라보며 쉴 수 있도록 ‘고양이 테라스’를 만들었다.

리움미술관, 강남교보타워를 설계하기도 한 마리오 보타(스위스)는 스위스 전통민가의 방식을 현대주택에 적용했다. 주위와 조화를 이룬 그의 작품 <리고르네토의 집>은 그대로 대지에 뿌리를 내린듯하다.

‘지그재그 의사’와 같은 실험적인 가구기능공으로 유명한 리트벨트(네덜란드)가 처녀작으로 지은 <슈뢰더 하우스>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르 코르뷔지에가 삶의 끝을 함께한 4평의 <작은 별장>을 소개한다. 지붕해가 바라보이는 좁은 자갈길 위에 세워진 집은 한 변이 3.66m인 정방형 원룸이다. 해치 형태의 쪽문, 손으로 만든 붙박이 서재, 창문은 놀랄 정도로 작지만 불편함이 없다. 르 코르뷔지에는 자신의 많은 작품들 가운데 이 집을 가장 자랑스러워했다.

사진과 건축 당시의 스케치, 도면 등도 함께 실어 건축가나 집 지을 계획이 있는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집을, 순례하다/ 나카무라 요시후미 지음/ 황용운 김종하 옮김/ 1만9500원/ 280쪽/ 사이 출판사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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