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수학동아와 함께하는 수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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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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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적색-황색 알아서 척척… 교차로 신호체계는 ‘수학의 걸작’

꽉 막힌 도로를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도로를 관리하는 신호 속에는 어떤 수학 원리가 숨어있는지 알아보자.

○ 내 길은 언제나 녹색 신호등

신호 체계는 대체 어떻게 만드는 걸까? 극장으로 가는 길에 Ⅰ, Ⅱ, Ⅲ 교차로가 있다고 하자. 각 교차로는 400m씩 떨어져 있고 모든 교차로에서 신호는 30초마다 녹색-적색으로 바뀐다. 버스가 시속 30km(초속 8.33m)로 움직인다고 하면, Ⅰ에서 출발한 버스는 48초 뒤에 Ⅱ에 도착한다. 12초 동안 신호를 기다렸다가 다시 출발하면, 48초 뒤에 Ⅲ에 도착해서 또 12초를 기다려야 한다.

만약 Ⅱ 교차로의 신호를 Ⅰ보다 18초 늦게 바뀌도록 조절하면 어떨까? Ⅰ에서 출발한 버스는 Ⅱ에서도 녹색 신호를 받아 바로 통과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Ⅲ 교차로의 신호를 Ⅱ보다 18초 늦게 조절하면 Ⅲ에서도 녹색 신호를 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Ⅲ 교차로의 신호는 Ⅰ의 신호보다 6초 늦게 바뀌게 조절하면 된다. 이처럼 가까운 교차로끼리 신호 시간을 조절해 신호 대기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신호 연동’이라고 한다.


문제는 Ⅲ에서 Ⅰ로 오는 경우다. 36초에 Ⅲ을 출발한 버스는 Ⅱ에 84초에 도착하지만 24초를 기다려야 한다. 108초에 Ⅱ에서 다시 출발한 버스는 Ⅰ에 156초에 도착하므로 또 다시 24초를 기다려야 한다.

신호 연동으로 양 방향의 교통 흐름을 함께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그래서 많이 막히는 방향과 시간대에 따라 신호 시간을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호 체계에 복잡한 수학이 필요한 이유다.

○ 평면으로 부족하면 입체로

젊음의 거리 서울 서대문구 신촌은 언제나 사람으로 북적인다. 사람 못지않게 많은 것이 신촌오거리의 차다. 다섯 갈래의 길에서 쏟아져 나오는 차는 복잡한 신호 체계 속에서 정신없이 움직인다. 놀랍게도 울산에는 여섯 갈래의 길이 만나는 곳이 있다. 오거리만 해도 이렇게 복잡한데 육거리는 오죽 할까. 다행히 이곳은 육거리 대신 회전교차로를 설치했다.

회전교차로에는 가운데에 둥그런 교통섬이 있다. 교차로에 들어선 차는 교통섬을 돌아서 원하는 길로 빠져나간다. 회전교차로에서는 모든 차가 속도를 줄이고 서로 양보하며 움직인다. 원을 따라 돌기 때문에 정면이나 90도 충돌 사고가 날 수 있는 사거리와 비교하면 훨씬 안전하고 교통 흐름도 원활하다.

하지만 이런 평면도로에서는 서로 가는 방향이 달라 언제든지 사고가 날 수 있다. 해결책으로 나온 것이 바로 입체교차로다. 신호등이 없는 고속도로와 일반 도로를 연결하는 곳에는 입체교차로를 만든다. 위아래 두 도로로 차가 다녀야 하기 때문에 교차로의 높이는 4.5m를 훌쩍 넘는다.

입체로 교차하는 두 도로를 연결하기 위해 경사지게 만든 부분을 램프라고 한다. 경사를 줄이기 위해 대부분의 램프는 회전 반지름이 큰 곡선 모양으로 만든다. 동서남북에 각각 하나씩 램프를 설치한 곳은 전체 모양이 클로버잎을 닮았다고 해서 클로버형 입체교차로라고도 한다.

도시에는 크게 돌아가는 램프를 지을 공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고가도로의 형태로 입체교차로를 만든다. 동서와 남북으로 직진하는 차가 만나지 않으니 교통 흐름도 원활하고 큰 사고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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