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G2 “핵-경제 강국” 서로 치켜세우다 환율문제로 티격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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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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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담 나눈 美-中… 경제문제로 마찰

英佛 전몰장병 추모 1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영(英)연방-프랑스 전몰장병 추모식’ 참석자들이 전사자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왼쪽에서 두번째부터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英佛 전몰장병 추모 1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영(英)연방-프랑스 전몰장병 추모식’ 참석자들이 전사자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왼쪽에서 두번째부터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화합을 이루겠다는 다짐과 달리 실제로는 의견 대립이 심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1일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협력을 다짐했지만 실제 80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환율 문제 등을 둘러싸고 의견 대립이 팽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일곱 번째 후 주석과의 만남에서 두 정상은 공개적으로 서로에 대한 예의를 갖췄지만 환율과 그 외 분야에서 미중 관계 개선을 둘러싸고 의견대립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두 정상의 만남은 12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본회의를 앞두고 가장 눈길을 끄는 만남이었다. 경제 규모 1, 2위를 다투는 위상을 차치하고라도 최근 무역 불균형 문제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의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갈등 등 정치 경제 안보 등 다방면에서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워 왔기 때문이다.

이날 정상회담은 내년 1월 후 주석의 방미 일정을 염두에 둔 탓인지 겉으론 냉랭한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를 선도하는 핵 강국이자 경제 강국인 양국”이라며 “미중 관계는 최근 수년간 점차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경제 개방이나 위안화 절상 문제에 대해서도 “경제 관련 사안은 지속적으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후 주석 역시 “중국은 언제든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내년 방미 일정이 성공적일 것이라고 믿는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실제 회담은 겉보기와 달랐다. 오바마 대통령이 먼저 환율 문제를 들고 나와 중국이 환율을 결정할 때 경제적 펀더멘털을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라엘 브레이너드 미 재무차관이 밝혔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중국의 위안화 환율 개혁에 대한 결심은 확고하다”고 응수한 뒤 “다만 환율 개혁은 매우 건전한 외부 환경을 요구하고 오직 점진적으로만 이뤄질 수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전했다.

후 주석은 또 전 세계에 우려를 불러일으킨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6000억 달러 규모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미국의 정책은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이익을 감안했어야 했다”고 지적해 미국의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비판했다고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한편 대북 문제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을 포함해 북한과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이 북한으로 하여금 남한에 대한 도발행위를 자제하고, 특히 남한과 관계 증진을 하도록 압박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제프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이 전했다.

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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