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SEOUL SUMMIT D-1]美 “경상수지 조기경보체계 도입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가이트너 재무 “中도 협조적… G20서 합의될 것”

주요 20개국(G20) 재무차관들은 9일 환율 갈등을 끝내기 위해 경상수지 흑자 폭에 대한 구체적 수치를 이끌어 내고자 시도했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경상수지 흑자 폭을 강제로 조정하기보다는 과다한 흑자가 예상될 때 미리 경고를 보내는 ‘조기경보체계’를 제안했다. 경상수지 흑자 폭을 강제로 조정하자는 기존 안에서 한층 유연해진 것이다.

G20 재무차관들은 9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모여 성명서(코뮈니케) 초안 작업을 이틀째 계속했다. 이날 오후 늦게 시작된 환율 분야 논의에서 외르크 아스무센 독일 재무차관을 포함한 중국 브라질 대표 등은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조치를 강한 어조로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미국이 대규모로 국채를 매입하는 것은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을 경계한다’는 경주 재무장관 회의의 합의를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스무센 재무차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혹은 적자 비율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이에 따라 재무차관들은 가이드라인 수치를 내년 상반기 프랑스 G20 정상회의나 그 직전에 있을 재무장관 회의에서 결정하자고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이에 앞서 한국과 미국은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를 ±4%로 유지하자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안한 바 있다.

▼ “경상흑자 가이드라인은 佛회의때 결정” 가닥 ▼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쉬운 주제부터 접근하기 위해 금융규제,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우선적으로 논의했고 의견이 대립되는 환율 문제를 차관회의 마지막 날 오후로 잡았다”며 “하지만 미국의 양적 완화 결정에 대해 공방이 시작되면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대한 합의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재무차관들만의 회의는 9일이 마지막이고 10일부터는 재무차관과 셰르파(사전 교섭대표, 차관급)가 공동으로 성명서 초안 작업을 한다.

한편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8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미국-인도 비즈니스 협의회 연설에서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전 세계 지도자들이 과도한 무역 불균형을 감시하는 조기경보체계(early warning mechanism)에 합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매우 현실적이고 중국도 매우 협조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에 조기경보를 보낼 불균형 관련 지표를 만들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주장은 경상수지 흑자 비율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정하는 것보다 좀 더 유연한 방법으로 경상수지 불균형을 조율해 나가자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