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넘던 배추값 대형마트선 3000원대로…12월 김장철엔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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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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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 행진을 벌였던 배추가격이 최근 들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배추가격은 아직도 예년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하락 추세가 계속될 경우 월동배추가 나오는 12월에는 배추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4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포기당 배추 소매가격은 전날보다 800원 내려간 6800원으로 집계됐다. 도매가격은 반입량이 일시적으로 줄어 172원 오른 3895원이었지만, 정부와 유통업계는 당분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aT(농수산물유통공사) 집계에 따르면 배추 소매가격은 지난달 29일 1만2410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14일 연속 하락했다. 이마트 역시 포기당 12일 6450원, 13일 5400원에 판매하던 배추를 14일에는 3800원에 판매했다.

이처럼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12월에 출하되는 월동배추 재배량이 늘어 배추가격이 지난해 수준(포기당 1500∼1800원)으로 급락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배추 가격이 폭락해 정부가 5만8000t을 폐기처분 했다. 농협중앙회가 포기당 2000원의 가격으로 예약 판매에 나선 데 이어 이마트가 포기당 1900원에 예약 판매를 시작한 것도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마트는 “15일부터 24일까지 총 50만 포기의 배추를 1인당 12포기씩 예약 판매한다”며 “예약한 배추는 12월 1∼10일 중 본인이 신청한 날에 원하는 점포에서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농협과 이마트가 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예약 판매에 나서는 것은 앞으로 배추가격이 지속적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농협 관계자는 “지금이야 물량이 부족하지만 12월에는 가격이 예년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기 때문에 2000원이라는 가격을 책정했다”며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어 만약 물량 인도 시점인 11월 말 가격이 2000원보다 낮을 경우 그 가격으로 판매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역시 12월 초 배추가격이 1900원보다 낮으면 차액을 환불해줄 예정이다.

정부도 가격 폭락을 우려해 중국산 배추 추가 수입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자칫 급증한 출하 물량에 중국산 물량까지 더해져 가격 하락을 부채질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추가로 수입하지 않는다고 해도 12월 말까지 배추와 무의 수입 관세가 0%이기 때문에 민간 업자들이 중국산 배추를 추가로 들여올 가능성은 높다. 지난해 10월의 경우 배추 수입 실적은 없었지만 올해에는 10월 들어 벌써 2714t의 배추가 수입됐다.

이에 대해 전국농산물산지유통인 중앙연합회 관계자는 “중국산도 문제지만, 월동배추 물량이 지난해보다 최소 15%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지난해에도 가격이 폭락해 아예 수확하지도 않고 밭을 갈아엎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와 생산자 단체는 소비자들이 김장을 1, 2주가량 늦춰 김장 수요와 출하 물량 확대 시기가 맞물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가격이 계속 하락하겠지만 지난해 수준보다는 높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준호 롯데마트 채소담당 MD(상품기획자)는 “추가적인 기상 이변이 없을 경우 작황이 나쁘지 않아 가격은 안정될 것”이라며 “그러나 현 시세가 워낙 높기 때문에 지난해 수준보다 다소 높은 2000원 선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금배추, 내가 직접 키워 먹는다
▲2010년 10월13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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