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금융]주관 증권사 ‘상장후 AS’ 초보적 수준 실적-최대주주 정보 등 꼼꼼히 챙겨야

  • Array
  • 입력 2010년 4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 국내 상장 외국기업 실태와 올바른 투자요령
사고땐 해당국 법 우선적용 무분별한 투자는 피해야

국내 증시에 상장한 외국기업들이 모두 선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 상장한 해외 기업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는 회사는 연합과기로 2009사업연도 감사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주가가 5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2008년 공모가(2200원)에서 70% 이상 하락한 상태다. 또 2007년 8월 상장한 3노드디지탈과 화풍집단도 주가가 공모가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국내 기업보다 높은 상장 수수료에 매력을 느끼고 경쟁적으로 외국기업 상장업무를 수주하기 위해 뛰어들고는 있지만 상장 후에는 이렇다 할 ‘애프터서비스’가 없다고 지적한다. 증권사 리서치 영역에 국내 상장 외국기업이 포함돼 있지 않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이 마땅한 정보를 얻기 힘든 것도 문제다.

또 한국 증시의 지명도가 여전히 홍콩 싱가포르는 물론 말레이시아에도 뒤지고 있어 한국거래소가 외국기업 유치 능력을 좀 더 키워 우량한 외국기업들을 끌어와야 한다는 주문도 많다.

투자자들은 외국기업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수단이 적은 만큼 투자를 결정하기에 앞서 회사의 지분관계 등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 기업은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는 금융감독원의 공시 사이트와 증권사 보고서, 각종 뉴스 등을 통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외국 기업은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물론 해당 기업이 소속돼 있는 시장의 상황과 경쟁 기업의 현황 등을 알기 어려워 정확한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 특히 중국기업은 대부분 지주회사 형태로 상장하고 있어 주력 자회사의 실적이나 최대 주주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국내 증시의 세계적인 위상을 볼 때 대체로 해외 중소형 규모 기업들이 국내 증시를 두드리고 있는 점도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해당 국가의 법률이나 산업 현황, 경제 상황과 경제 정책도 반드시 체크해 봐야 할 요소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국내 기업은 상장 이후 문제가 발생해도 한국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상황을 빨리 파악할 수 있고 보상체계나 투자자 보호제도도 잘 갖춰져 있는 반면 외국기업은 해당 국가의 법에 먼저 구속되는 만큼 무분별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외국기업에 투자할 때는 가시적인 재무 성과뿐 아니라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적절하게 갖춰져 있는지 확인하고 상장을 주관한 국내 증권사가 해당 기업의 현지 사무소가 있는지도 살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