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에서]국제화 날개… 무섭게 크는 中 미술시장

  • 입력 2008년 9월 16일 03시 00분


중국 상하이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상하이전시센터에서 열린 ‘Sh컨템퍼러리2008’(9∼13일)의 잔칫상은 화려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신생 아트페어인데도 참여 갤러리와 아티스트, 컬렉터 등 여러 측면에서 아시아의 주목할 만한 미술시장으로서 잠재력을 과시한 것.

이번 아트페어에는 아시아의 대표 화랑들과 미국의 페이스, 레만모핀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의 주요 갤러리까지 25개국 130여 개 화랑들이 사전 심사를 거쳐 참여했다. 한국에선 국제 학고재 가나아트 두아트 PKM 아라리오 박여숙 표갤러리 등이 전시부스를 열었다. 루이즈 부르주아 등 참여 작가들의 작품 수준도 높았고, 아시아뿐 아니라 서구 갤러리들도 중국 작가의 작품을 다수 선보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했다. 큐레이터들이 기획한 ‘최고의 발견’과 ‘야외 프로젝트’ 등을 통해 풍성한 볼거리도 제공했다. 일본 모리미술관의 창립자, 퐁피두센터 후원회장 등 거물 컬렉터와 미술관의 큐레이터들이 이곳을 찾았다. 10년간 스위스 아트 바젤의 디렉터를 지냈던 로렌조 루돌프가 행사의 운영을 맡으면서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와 영향력을 여지없이 발휘했다.

지난주 상하이는 현대미술 열풍이 휩쓸었다. Sh컨템퍼러리와 비슷한 시기에 상하이아트페어가 열렸고 제7회 상하이 비엔날레(11월 16일까지)도 겹쳤다. 중국 미술의 파워는 이제 경매에서의 상한가만이 아닌, 비엔날레와 아트페어로도 확산되고 있다. 중국이 아시아 현대미술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상하이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는 김선희 씨는 “최근 세계 미술의 흐름은 비엔날레의 시대에서 아트페어의 시대로 점차 옮겨가고 있다. 한국도 비엔날레든 아트페어든 우리 작가들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국제적 프로모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19∼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선 ‘아시아의 대표적 아트페어’를 표방하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가 개막한다. 이젠 한국의 아트페어도 국내용 잔치를 뛰어넘어 전 세계 컬렉터들이 찾아올 만한 국제경쟁력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 돌아볼 때다. “Sh컨템퍼러리는 아시아 최고의 현대미술을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장이 될 것”이라는 로렌조 루돌프의 장담은 곧 현실로 들이닥칠 수 있다.

상하이=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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