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마당발]권홍사 (주)반도 회장 겸 건설협회장

  • 입력 2007년 3월 2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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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중견 건설업체인 ㈜반도의 권홍사 회장은 2005년 2월 10일 대한건설협회장 선거 출마를 결심한다.

협회가 회원사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오랜 불만이 그를 선거에 뛰어들게 했다.

하지만 그의 출마는 무모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졌다.

조직도 없고 선거운동도 하지 않은 지방의 중견 건설사 대표가 연임을 노리던 당시 회장의 적수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권 회장은 출마를 결심한 다음 날부터 전국을 돌며 대의원 120명을 직접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2월 22일 그는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1만3000여 건설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대한건설협회장에 당선됐다. 권 회장이 이변을 연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의 친화력과 인간적인 매력도 크게 작용을 했다.

한 건설사 최고경영자는 “권 회장이 건설업계의 위상을 높여 줄 적임자라는 인상을 준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솔직하고 소탈한 그의 인간적인 면도 대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말했다.

친화력과 인간적인 매력은 권 회장이 각계에 두터운 인맥을 쌓을 수 있게 된 비결이기도 하다. 권 회장이 정기적으로 나가는 친목 모임은 20여 개에 이른다. 권 회장의 비서가 갖고 다니는 수첩에는 각계 인사 1000여 명의 연락처가 들어 있다. 건설협회장에 취임하기 전까지 주로 부산을 기반으로 사업을 했지만 그의 인맥은 전국으로 뻗어 있다.(인맥 지도 참조)

○“대포 한 방보다는 소총 여러 방이 더 필요”

권 회장은 한번 인연을 맺으면 ‘끈끈하게’ 사귀는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그가 가장 애정을 갖는 친목 모임의 이름은 ‘형제회’다. 이 모임은 아나운서 김동건 씨와 이종찬 전 서울고검장 등 7명이 형제처럼 지내자는 의미에서 만들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는 그가 국회의원 보좌관을 하던 1981년 처음 알게 된 후 지금까지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박 전 의장이 2004년 정계 은퇴를 한 뒤에도 한 달에 한두 번씩 만나 고민도 털어 놓고 조언도 듣는다.

박 전 의장은 권 회장에 대해 “꾸밈이 없고 의리가 있어서 주변에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주변의 많은 사람과 소원하지 않게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있을까.

그는 “사람을 대할 때는 대포 한 방보다는 소총 여러 방이 더 낫다”며 “가끔 크게 한턱내는 것보다는 작은 선물이라도 자주 해서 마음을 표시하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의”

권 회장은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게 신의라고 말한다. 우선 사람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친분도 쌓을 수 있다는 것.

그는 믿음을 얻기 위해서는 작은 약속도 꼭 지키라고 조언한다.

권 회장은 “친구들과 등산 같은 친목 모임에 가기로 약속을 했으면 죽지 않는 이상 반드시 가야 한다”며 “작은 약속을 어기게 되면 큰 약속도 못 지키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일이 생겨 참석하기로 한 등산을 못할 처지가 되면 출발 장소까지 가서 사정 설명을 하고 돌아온다고 한다. 그것도 안 될 경우에는 모임 참석자 3, 4명에게 전화로 사정 설명을 한다.

권 회장은 “여러 사람한테 전화를 하면 자신이 불참하게 되는 사정을 더 잘 이해시킬 수 있다”며 “꼭 불가피한 경우에 해야지 자주 그런 일이 있으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권홍사 회장 인맥지도
형제회 김동건(아나운서) 이종찬(전 서울고검장)
향목회박관용(전 국회의장) 김상훈(전 부산일보 사장)
경북 의성향우회정창화(전 국회의원) 정영섭(전 광진구청장)
건설회사 전현직
최고경영자 모임
신훈(금호아시아나 부회장)
이지송(전 현대건설 사장)
동아대 동문 모임홍인길(전 국회의원) 서석제(전 총무처 장관)
안동 권 씨 종친 모임권정달(자유총연맹 총재) 권오승(공정거래위원장)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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