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Delete! …’ 펴낸 전병국씨

  • 입력 2004년 10월 8일 17시 01분


코멘트
2002년 한 인터넷 검색엔진회사의 검색팀장이던 전병국씨(33·사진)는 ‘정보를 찾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에 빠졌다.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뒤 인터넷에서 어떻게 하면 정보를 잘 찾아낼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20대를 바친 그였다.

“정보가 어디든 널려 있고, 찾는 것이 일도 아니게 된 세상이지 않습니까. 과연 내가 하는 일이 정보를 쌓아 지식으로 만드는 것인지 의문이었습니다.”

전씨는 일단 멈췄다. 멈춤은 이번에 펴낸 책 ‘Delete!:정보 중독에서 벗어나는 아주 특별한 비밀’(21세기북스)의 첫 번째 화두다.

직장인들은 출근해 컴퓨터를 켜면서부터 인터넷에서 쏟아지는 무수한 정보를 접한다. 수십통의 e메일을 확인하고 지인들의 개인 홈페이지를 순례한다. 정보에 치이고 중독된다.

그때 습관적으로 해오던 정보 찾는 일을 중지하라는 것이다.

“정보를 선별하고 편집해서 지식으로 바꾸는 일이 하고 싶은 업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검색엔진이 아니라 정보를 골라주는 ‘필터링’ 엔진이 필요한 것이죠.”

그해 9월 5일 전씨는 회사를 그만두었다. 자신만의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목표는 이 책의 두 번째 화두다.

목표가 없기 때문에 정보를 자신이 원하는 지식으로 바꾸지 못하고 휘둘린다. 그러나 목표가 세워졌다면 정보를 장악할 수 있다.

“제 목표가 생기니까 그것에 몰입할 수 있더군요. 인터넷 검색 분야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중요한 책을 정해서 읽고 사색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자투리 시간이 아니라 꼭 두세시간의 ‘덩어리’를 투자했지요.”

몰입이 세 번째 화두다. 목표에 부합하는 정보에 집중하는 것이다. 주말이나 평일의 아침과 저녁 시간을 활용하면 1주일에 10∼12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전씨는 인터넷 검색엔진을 만들고 운용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컨설팅해 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거의 ‘1인 기업’에 가까운 형태지만 지난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국내 최초로 검색엔진 마케팅 콘퍼런스를 열었다.

네 번째 화두는 위임이다. 필요한 정보를 자신이 모두 소화해야 할 필요는 없다. 적임자에게 맡길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멈춤-목표-몰입-위임의 바탕에 깔린 것이 바로 삭제(delete)다. 나에게 중요한 것인가, 급한 것인가, 내가 해야 하는가의 순서대로 정보를 판단하면 나머지는 삭제한다. 그리고 두 번 다시 돌아보지 않는다.

전씨는 “이 공식이 정보뿐만 아니라 자신의 미래, 혹은 인생에 대입해도 효과가 나타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