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르고 나서]당신은 ‘음모의 덫’에 걸리진 않으셨나요?

  • 입력 2004년 4월 2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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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내가 거대한 음모의 덫에 걸린 것은 아닌가 두리번거리게 되지 않습니까.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 지형에서 발견된 비밀을 감추고 있다는 X파일류의 ‘음모론’(B2)만 말하는 게 아닙니다. 도대체 왜 1인당 국민소득은 증대되고 사무는 전 자동화된 디지토피아에 살고 있는 내가 매일 해야 하는 일은 불어나기만 하는 걸까요. ‘화이트칼라의 위기’(B2)에서 자신의 숨 가쁜 삶을 하소연한 미국의 화이트칼라들도 “이건 음모야, 음모”라고 힘겹게 고개를 내젓지 않았을까요.

왜소해지는 인간이 슬프다면 전자현미경을 들이대고 ‘인체공화국’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우리 몸 기생생물에 대한 관찰노트’(B1)는 인체에 살고 있는 100조개의 세포 중 90%는 박테리아나 기생충이라고 보고합니다. 그런 이방인들의 일상적 빌붙음과 공격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우 인간은 끄떡없이 살아간다는군요.

자기 눈앞에서 조난사한 친구의 무덤을 그 딸과 함께 찾아 나섰던 등반가 릭 리지웨이. 그의 책 ‘그들은 왜 히말라야로 갔는가’(B3)에 인용된 죽은 친구의 일기장 한 구절은 거대한 음모 같은 현실에 대해 우리가 던질 수 있는 마지막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매일 매일을 내 생애 마지막 하루인 것처럼 소중하게 살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책의 향기팀 b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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