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내년에 두고보자-엑스포스 2003 시나리오

  • 입력 2002년 3월 25일 14시 40분


시즌이 시작되는 4월, 누구도 올시즌 자신의 팀이 패퇴하여 일찌감치 누구나 꿈꾸는 우승의 희망을 접으리라고 생각하는 이는 없으리라. 그러나 적어도 이 같은 불행한 분위기에 휩싸인 팀이 하나 있다. 엑스포스-이 팀에 대해 우리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최소한 "악의 축"인 미국팀은 아니라는 점 정도이다. 이미 작년 시즌 후 팀 퇴출 해프닝에 따라 언론과 팬들의 여론이 들끓을 때에도 이 팀만큼은 조용했다. 만성적인 비인기와 패배의식에 이제 완연히 정착해버린 것일까? 새 시즌의 벽두에 서서 더 이상 존속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엑스포스의 올해는 과감히 건너뛰어 버리고 2003 시즌을 준비하는 전망을 해본다.

과연 2003년이 올까?

마치 지난 세기말 열풍처럼 불었던 종말론 신앙인들의 구호처럼 그들에게 2003년은 어쩌면 영원히 오지 않을 The day after 일지도 모른다.

버드 실릭 커미셔너가 작년말 처음 팀 퇴출에 대한 의도가 불순한 계획을 발표하면서 자연스럽게 양대리그 최악의 흥행을 자랑하는 미네소타 트윈스와 몬트리올 엑스포스가 도마에 오르게 되었다. 적어도 한달간 갖은 시나리오가 나돌았고 공공연히 퇴출팀들의 선수들을 28개 나머지 팀들에게 역순위 드래프트했을때의 지명결과까지 예측한 "퇴출 드래프트"의 예상 살생부(!)마져 언론에 공개되었다.

미네소타는 사정이 한결 나았다. 우선 지역민들부터 크게 반발하고 나섰고 그 저의가 무었이든간에 정치인과 시행정당국의 반발과 소송 제기가 잇따라 크게 여론 조성이 되었고 덕분에 구두쇠 구단주와 합리적 노조탄압의 기회를 노리던 커미셔너의 속셈을 세간에 드러내게 만들었다.

하지만 좀 더 위도가 높은 추운 지역에 있어서였을까? 몬트리올의 사정은 좋지 않았다. 언론이 엑스포스의 퇴출을 기정사실화하는 가운데 구단과 팬들 어느 쪽도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는 구단주마저 다른 팀을 찾아 떠나버리는 철저히 버림받은 겨울을 보내야했다. 한국 스포츠에서 비인기 종목인 럭비 대표팀이 메달로 산 운동장을 모 프로축구단에 소리소문없이 빼앗겨야했던 것에 비유할까? 아버지 몸져 눕자 어머니 집 나갔다는 IMF 이후 몰락한 어느 가정들의 비극을 떠올려야 할까? 로리아 구단주는 손 안대고 코풀기 전략으로 자기 돈 안들이고 따뜻한 남쪽 휴양지 플로리다의 구단을 바꿔 사는 기막힌 상술을 보여주었다. 그 와중에서 팀의 프런트가 대폭 함께 이동하여 한마디로 보살펴 주는 이도 살림하는 이도 없는 천애고아 팀이 되어버린 엑스포스는 사무국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에 입양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것도 기회는 겨우 1년!

무엇을 기대할 수 있나?

이 같은 진퇴유곡, 진퇴양난, 사면초가의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현재로서는 다음의 몇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

새로운 프랜차이즈 연고지를 찾아 이주하는 방안

(누군가의) 속이 시원하게 퇴출하여 깨끗이 청산하는 방안

현재의 연고지 고수 및 잔류 방안

초유의 팀 합병 방안

새 연고지는 어디?

가장 발전적이고 모두를 불행하지 않게 만드는 것은 역시 새로운 연고지를 얻는 것이다. 가장 먼저 수면에 떠오른 것은 워싱턴이다. 예전 워싱턴 세네터스 이후로 특별히 메이저 팀을 가지지 못했던 시와 시민들은 어느 구단이든지 꼭 유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구단 유치를 확정짓기 이전부터 벌써 첨단 구장의 건설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점은 있다.

첫째가 오리올스와 프랜차이즈 시장이 겹친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볼티모어의 수입원 중 상당수가 자신의 메이저 팀이 없는 워싱턴 팬들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돈만 있지 구단운영은 징그럽게 못하는 동부의 다져스라 불리울만한 오리올스의 大변호사 구단주 나으리께서 시비를 붙이기 딱 좋은 부분이다.

두번째로 좋지 못한 점은 워싱턴을 노리는 것이 엑스포스만이 아니란 점이다. 현재 오히려 엑스포스보다 더 가능성이 있는 팀은 리그 최강의 전력을 가지고도 가장 낮은 수준의 페이롤 때문에 번번히 큰 일을 도모하지 못해온 에이스가 그 팀이다. 모든 정황을 보아 두 팀 중 한 팀을 워싱턴에 안착시켜야 한다면 누구들 그 주인공을 해야할지는 누가 보아도 뻔한 일인 것이다. 엑스포스가 워싱턴에 인연이 있다면 현재 마이너리그 팀 중에 세네터스라는 팀이 있다는 점 정도일까?

마지막으로 커미셔너가 노조의 기를 꺾기 위한 의도로 내민 퇴출 카드를 어떻게든 관철시키고 싶어 안달이라는 점이 모든 불행한 결과를 더욱 가능성있도록 보이게 만든다. 어디로 옮기든 마이너리그 팀이나 한국 프로팀만도 못한 관중동원을 보이는 몬트리올에서의 결과에 비해 "대박"을 터뜨릴 것이 뻔하기 때문에 이전은 곧 실릭의 계획은 수포를 뜻하게 된다. 실릭으로서는 어떻게는 수중에 들어온 엑스포스의 명줄을 따버려 자신의 지위를 탄탄히 하고 도날드 퍼 노조위원장의 변 씹은 얼굴을 보고 싶을 것이기 때문에 결코 쉽게 승인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주 비관적으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이전이 거론되면 후보는 또 있다. 포틀랜드와 세너제이가 그 후보인데 포틀랜드는 첨단 구장 건설계획이 세워져 있고 세너제이는 IT산업 불황으로 예전같지는 않지만 최강의 젊은 부유층 시장을 가지고 있다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당장 새 구장으로 입주할 수는 없다.)

지리적으로 보자면 사실 에이스가 베이를 떠나 세너제이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장성을 인정받으면 자연히 투자를 더 유치할 수 있고 지암비를 놓친 것과 같은 비운을 겪지 않고 헛슨-멀더-지토-셔베스-테하다의 슈퍼 라인업을 장기간 유지하면 수년내 21세기 명문팀으로 확고한 자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까지의 연고지 이전 과정을 보면 뉴욕에서 LA로 극단적으로 건너온 자이언츠나 다져스를 생각할 때 에이스의 워싱턴 입성이 더 그럴 듯해보인다. 다행인 것은 현재까지도 지리상 동부지역에 너무 팀들이 몰려 서부에서 시장을 더 개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제일 좋은 일은 역시 에이스와 엑스포스가 모두 워싱턴과 서부의 한 지역으로 각기 적절한 이전 대상지역을 선택하게 되는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까지는 사무국과 노조의 힘겨루기라는 야구가 아닌 비즈니스 상의 문제가 걸려 있어 모든 예측을 무력하게 만든다.

퇴출을 추진한다면?

솔직히 가능성의 비율로 보자면 퇴출된다는 시나리오가 더 힘이 실려 보인다. 슬픈 일이지만 엑스포스의 퇴출은 메이저리그의 발전에 밑거름이 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퇴출을 통해 커미셔너와 부자 구단주들의 불순한 의도가 성사된다는 점을 제외하고 순기능만을 살펴보자면 작년말 거론되었던 퇴출 드래프트가 리그 전력 판도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점이다. 솔직히 피츠버그나 탐파베이가 리그 전체에서도 최상위 수준인 블라디미르 게레로와 하비어 바스케스를 유지하기도 어렵고 꼭 그들만으로 팀 전력이 급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역순 드래프트에 의해 촉발될 연쇄 트레이드설이 현실화될 것인데 이 경우 맷 윌리엄스와 마크 그레이스가 은퇴를 목전에 둔 애리조나가 최악의 취약점이던 우익수에 게레로를 앉혀 감히 또다른 역사를 도모해볼 수도 있는 일이다. (좌 곤잘레스 우 게레로 생각만 해도 무섭다.) 바스케스는 특히 강점을 보였고 기존의 에이스급들이 노화기미가 보이는 브레이브스가 노려볼만하고(그러나 팀 긴축재정 기조가 유지되는한 불가능하다.) 올시즌 선발 물량공세에 실패한다면 메츠가 박찬호에 준하는 돈다발로 적극 덤벼들 가능성도 커 보인다. 혹시 아는가? 올해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그리어나 케플러에다 알파를 더해 내주고서라도 박찬호-바스케스의 정상급 원투펀치를 구현할지도.

그러나 야구만을 위해 살아온 대부분의 무명 선수들과 마이너 선수들은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되어버린다는 점에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너무 많다. 게다가 어느 나라 어느 스포츠이건 프로스포츠는 비즈니스 이전에 지역민들의 여가생활을 위한 공익적 기능이 우선시되어야 하기 때문에 지나친 사업논리만을 내세우는 것은 못마땅해 보인다.

또 다른 방안

두가지 중의 하나가 아니라면 한두 해를 더 두고보는 방법도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노조가 힘겨루기를 본격적으로 하고 실릭이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된다면 일말의 여지도 있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얻는 것은 별로 없다. 몬트리올에서의 팀재정은 더욱 어려워지고 팬들은 여전히 시큰둥할 것이고 FA를 맞는 주축선수들은 차례차례 팀을 떠나 메이저리그 속의 팜 시스템이라는 비아냥을 면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시나리오가 오래가기 힘든 것은 사무국이 무한정 구단을 직영할 수는 없는 노릇이란 점이다. 어쩔 수 없이 구단을 팔아야 하는데 이런 저간의 사정을 팬들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마당에 누구라서 감히 섣불리 나설까?

조금 의외의 방안을 제시해보자면 엑스포스 구단을 다른 팀과 합병하는 것이다. 야구가 아닌 철저한 비즈니스 관점에서만 보자면 사실 이쪽이 가장 실속있는 해결책이다. 그러나 야구단의 움직임은 사무국과 노조의 협의, 구단주 회의의 승인이 따라야 하는 과정이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다만 일말의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를 예측해본다면 다음과 같다.

탐파베이, 미네소타와 같이 구단 가치가 엑스포스와 비슷한 약팀의 구단주가 바뀌거나 갑자기 혜안이 열려야 한다.

두 팀을 합해 최소한 평균 이상의 가치가 되므로 왠만한 중급 인기의 구단 정도의 재력이 구축되어야 한다. 또한 합병비용을 상당액 산정해야 하고 사무국이 개입되어 매각가가 뛸 경우를 산정해야 하므로 가장 좋은 자금마련 방안은 투자그룹이 규모있게 형성되어 주는 것이다.

일단 투자그룹이 형성되면 두 팀을 각기 다른 법인으로 소유한다. 현행법상 동일 자본의 두 구단 보유는 허용되지 않음으로 사전에 양해를 구해야 하며 곧바로 합병을 발표, 추진한다.

합병과 동시에 프랜차이즈 이전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트윈스+엑스포스의 방안이라면 중북부나 서북부 시장 유지를 위해 미네소타에 존속하는 방안도 좋을 수 있지만 데블레이스+엑스포스라면 플로리다와의 공존을 위해서라도 이전을 추진하는 것이 구단주들의 이해를 얻기에도 도움이 되고 명분이 선다.

합병안의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효과만을 보자면 그 효익은 실로 매우 크다. 내다버려야 할 정도의 약팀이던 2~3팀(플로리다와 같이 반사이익을 얻는 팀까지 포함해서)이 갑자기 큰 이익과 전력상승을 이루게 된다. 한 번 미네소타와 몬트리올의 합병을 생각해보자. (솔직히 엑스포스 팬으로서는 이 안을 더 좋아한다.)

공수에서 모두 취약하고 노쇄화되어가는 리 스티븐스를 대신해 급성장 중인 민트키비츠가 들어서고 (오티즈는 대타요원) 플래툰으로 운영되던 트윈스의 약한 우익수 자리에 야수적인 '강견의' 게레로가, 꾸준맨 코스키를 타격을 위해 외야로 돌리거나 불성실한 타티스를 트레이드할 수 있다. 키스톤은 행복에 겹다. 카브레라-비드로, 구즈먼-리바스 두 쌍의 경쟁 속에서 최소 한 명 이상을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 있다. 중견수와 좌익수가 강점인 트윈스 덕에 엑스포스는 크게 한 숨을 쉬게되고 더 이상 톱타자 고민에 빠지지 않아도 된다. (구즈먼, 리바스)

트레이드 카드로 남는 선수는 포수 영입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양팀 모두 준수하지만 인상적이지 못한 젊은 포수들이 많다. 좋은 연고지를 얻게된다면 감히 FA 퍼지를 노려보거나 찰스 존슨을 영입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투수진은 행복에 겨워 눈물이 난다! 하비어 바스케스-에릭 밀튼-브래드 래드키-조 메이스-토니 아마스 주니어-칼 파바노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질적 양적으로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고 마음만 먹으면 3~4연승을 너끈히 해내 지구내 라이벌과의 시리즈도 어렵지않게 스윕할 수 있을 정도다. 불펜은 인상적이진 않지만 물량이 많아지면서 충분히 옥석을 골라낼 수 있을 것이고 부족한 부분은 트레이드를 통해 보충하면 된다. 마무리는 불만에 찬 스트릭랜드를 행복한 환경에서 맘껏 기량을 펴게 해줌으로써 해결 가능하다. 이 경우 기존의 마무리 후보들과 릭 리드와 같이 고액연봉자를 건실한 중간계투진으로 트레이드할 수 있어 더욱 즐겁다. 주전들이 모두 창창하고 젊고 건강하고 수비도 좋다. 감히 메이저리그 전력지도를 바꿔놓을 신흥세력이 탄생하는 셈이다.

이보다는 못하지만 데블레이스+엑스포스의 시나리오도 꽤 괜찮다. 이 경우는 즉시 큰 일을 도모할 전력은 아니지만 유망주를 중심으로 팀을 재편하면서 꽤 많은 유망주 중 트레이드 카드를 빼들어 핵심전력을 보강하면 중위권 이상의 팀을 만들어낼 수 있고 수년 후를 노린다면 우승전력까지도 가능하다. 아쉬운 것은 이러한 상상이 그저 상상에 그칠 것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 볼 때 엑스포스 팀 자체의 사주팔자는 지독한 변화의 운에 걸려 있다. 어떻게든 이대로의 미래는 기대해볼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올시즌을 어떻게 보내야 진정 내년을 기약할 수 있을까?

첫째로 선수들을 안돈시켜야 한다. 새로이 영입된 타티스를 제외하고 중남미계가 강한 엑스포스는 중남미계 특유의 불성실성이 적기로도 유명하다. 게레로, 비드로, 카브레라, 바스케스 등의 성실함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그런 반면 스트릭랜드와 같이 젊고 혈기가 넘치는 선수들은 불만도 가득 차 있다. 팀이 없어져야 마땅하다는 그나 늘 구단에 불만인 파바노 등을 생각해 볼 때 팀의 캐미스트리를 어떻게는 유지해야 한다. 하긴, 이 팀에 캐미스트리가 있기나 했는가? 팀배팅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패배의식에 젖어있는 이러한 분위기부터 쇄신해야 죽어라 노력하는 선수들의 땀을 승리로 일궈낼 것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해 개인의 입신을 위한 노력을 팀의 승리를 위한 노력으로 집중화시키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구단 전체가 혼연일체가 되어야 하는 일이며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난 사무국의 슬하에서 '엄처시하 살이'를 하는 입장에 섣달 그믐날 결혼한 며느리에게 정월 초하룻날 태기가 없냐고 묻는 것 같은 무리한 요구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적어도 포기하지는 말아야 한다. 자포자기해서 116패 대기록을 세우기라도 한다면 정말 퇴출의 확실한 빌미를 제공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로 프랜차이즈 이전 등 건설적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선장없는 배인지라 사무국이 이를 배려해줄리는 없고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은 언론과 노조뿐이다. (팬이라고 하는 세력은 엑스포스에게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으므로) 특히 노조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립과 주장의 관철을 위한 자세를 바꿔 프랜차이즈 이전을 통한 시장 재편으로써 전향적인 연쇄해결방안을 마련해 보는 것이다. 영화 "뷰티플 마인드"에서 보았듯 이러한 노사문제에는 역시 "균형이론"을 적용해보는 것이 현실적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노사의 여러 쟁점의 가장 밑바닥에 연봉 인플레에 따른 돈 문제가 있다면 두 세력 모두 최종 지향점 외의 다른 목표를 성취해 돈이라는 주제를 없애버려야 궁극적으로 돈 문제를 모두에게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손자병법의 전략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는 공존과 발전이지, 사욕과 아집의 쟁취가 아니다. 물론 세계를 후자의 이유 때문에 파괴해 온 미국적 사고에 젖은 두 노사가 과연 이런 상생의 발상을 해낼지 의문이지만. 결국 이러한 바람을 언론이 잡아줘야 하는데 내셔널리즘에 빠져 몽상과 악취나는 왜곡 속에 빠진 그들이 과연 제대로 길잡이 노릇을 할지는 결코 기대되지 않는 바이다.

박찬호의 AL 입성으로 결국 올해부터 더더욱 엑스포스의 경기를 보기 힘들게 되었다. 국내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소수의' 엑스포스 팬 중의 한 사람으로서 맨손으로 덤벼드는 게레로의 야수적 타격과 3루 관중석으로 공을 넘기는 강견을, 카브레라와 비드로의 정상급 키스톤 플레이를, 바스케스의 뒷심좋은 패스트볼과 아마스의 급성장 중인 커브볼의 궤적을 또 보고 싶을 뿐이다. 그들이 한 팀의 일원으로 있을 때 말이다. (*)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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