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2002 고교야구 강팀 열전(1) - 서울지역

  • 입력 2002년 3월 18일 11시 49분


이번 주부터 3주 연속 올해 고교야구의 강팀들을 예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할 예정입니다. 현재 고교야구는 각 지역별로 첫 전국대회인 대통령배의 지역예선이 한참 진행중이거나 곧 시작할 예정이라 아직 정확한 전력 분석은 이른 감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서울 팀들의 경우 지난해 서울시추계리그부터 올 봄의 연습경기와 현재 진행중인 춘계리그까지 비교적 많은 경기를 볼 수 있어서 오늘은 서울의 네 팀을 먼저 소개합니다. 팀 명은 가나다순이며 선수들의 체격조건은 작년 자료이므로 현재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배명고>

에이스 : 조태수(우 3 185-88)

클린업 트리오 : 박우상(우)-장지현(우)-박성훈(우)

-투수력-

일단 에이스 조태수가 돋보인다. 충암고 에서 2000년 말에 전학 온 후 부상으로 작년 내내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던 조태수는 3월 7일 개막된 서울시 춘계대회에서 3월 11일 현재 팀의 2승을 혼자 따내며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인데다 혹시라도 있을 지 모르는 부상 재발을 염려해서인지 스피드는 130대 중반에 머물고 있으나 특유의 마운드 지배력은 여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태수 외에는 신일고 에서 전학 온 한정완(우 3 178-74)이 뒤를 받친다. 조태수의 부상 후유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배명으로서는 한정완이 마운드의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팀 내의 강타자들인 이인철(3 좌/좌 183-78)과 장지현(3 우 178-75)도 상황에 따라 마운드에 자주 오를 것으로 보인다.

-수비력 및 타력-

선두 타자를 맡을 이인철을 비롯해 장지현, 박성훈 등 수준급의 타선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한광고에서 박우상을 전학시켜 장거리포를 보강했다. 한마디로 초고교급 거포는 없지만 타선이 고르며 안정감이 있다.

배명의 문제점은 포수와 내야 수비력. 리드와 블로킹 등에서 가장 뛰어난 최경용이 2학년인데 과연 두 명의 3학년 포수(송천왕, 김대진)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상황이 될 듯 하다. 게다가 최경용은 현재 부상으로 2루 송구가 전혀 안 되는 상태.

작년 어이없는 내야수비 실책으로 황금사자기 4강 진입에 실패했던 배명은 올해도 그다지 내야수비가 좋은 편이라고는 볼 수 없다. 다만, 2학년 장진용이 맡는 유격수만큼은 상당히 안정되어 있다. 외야수비력은 평균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총평-

전통적으로 강한 타선을 바탕으로 선이 굵은 야구를 구사하는 배명고는 올해 역시 예년의 팀 칼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태수만 정상 컨디션으로 던질 수 있다면 배명의 올 전력은 상당히 희망적이다. 다만 언제나 그랬듯 수비의 불안과 포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데다가 결정적인 고비에서 작전으로 승부를 내는 잔 야구에 약한 것이 아킬레스건으로 남아있다.

<서울고>

에이스 : 김휘곤(우 3 185-80)

클린업트리오 : 허도환(우)-김영복(우)-박준수(좌)

-투수력-

낙차큰 변화구를 자랑하는 에이스 김휘곤을 중심으로 우완 정통파 김형욱, 김만재와 사이드암 전성배가 있다. 하지만 김형욱과 전성배가 부상으로 시즌초반 나오지 못함에 따라 김휘곤은 3월 11일 현재 팀이 치른 세 경기에 하루씩 걸러(7, 9, 11일 등판)모두 나와 332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중이다. (참고로 지금 서울고의 감독은 사라진 유망주 김건덕이 경남상고 시절 감독 안병환씨며 올 겨울, 보스턴 소속인 송승준이 서울고와 함께 동계훈련을 하면서 김휘곤을 많이 지도했다) 예선 막판으로 갈 경우 임상대(좌), 이보근(우)등 1학년 선수들도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김휘곤이 올 한해 고생 좀 해야 할 듯.

-수비력 및 타력-

내야수비가 무척 탄탄하다. 유격수 장순웅은 이름 값에서는 소위 '서울 유격수 빅3'(박경수 서동욱 지석훈)에 뒤지지만 수비의 견실함만 놓고 보면 그 누구에게도 떨어지지 않는다. 2루수 신희준과 3루수 박준수의 수비도 수준급. 외야 수비는 평균수준이다.

포수이면서 팀 내 가장 타격이 좋은 허도환(3)이 김영복(3)과 함께 중심타선에서 팀을 이끌게 된다. 그 밖에 서울고 타선의 특징으로는 임종연, 이장희, 유명환, 박준수 등 좌타자들이 타선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인데 이들의 활약여부에 승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평-

선수들의 기본기가 잘 갖추어져 있고 힘도 좋아 수비싸움과 방망이싸움 모두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강 팀이며 감독의 역량도 뛰어나다. 하지만 김휘곤이 도맡아야 할 마운드는 다소 부담스러우며 부상투수들의 회복여부도 미지수인 점이 불안요인으로 남아있다.

<성남고>

에이스 : 노경은(우 3 183-78)

클린업 트리오 : 박경수(우)-오장훈(우)-하준형(우)

-투수력-

서울지역 단연 랭킹 1위로 꼽히는 우완 노경은이 버티고 있다. 기술적인 결함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노경은은 분명 2002 고교 무대의 최고 투수 중 한 명이며 올 성남고를 이끌어 나갈 것이다.

노경은 외에 사이드암 편도철(3), 오장훈(우 3), 이상훈(좌 2), 이슬기(우 1)등의 투수들이 있는데 양에 비해 질적으로는 약간 떨어지는 느낌이다. 편도철은 1학년때 기대했던 것만큼의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했고 오장훈의 페이스도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까진 노경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태.

-수비력 및 타력-

고교 최고 유격수 박경수가 3년째 팀의 유격수자리를 지키고 나머지 자리는 원현묵(2루), 장지웅(3루)이 맡는다. 작년의 마정욱(3루)-박경수(유격수)-고영민(2루) 라인에 비하면 다소 기량이 떨어지는 느낌이지만 그건 작년 선수들이 워낙 잘했기 때문이지 결코 올해의 선수들이 못하기 때문은 아니다.

진흥고와 함께 양강 체제를 구축했던 지난해에 비해서 타력은 다소 약해졌다. 하지만 박경수의 타력은 힘이 붙으면서 더욱 원숙해 졌고 영남중 출신의 신입생 장타자 박병호의 가세로 장거리포도 보강이 되긴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힘에선 작년에 많이 모자란다.

-총평-

2000년 청룡기 우승에 이어 2001년 대통령배, 청룡기 4강에 들었던 성남고는 지난해 말 감독을 경질하며 새로운 코칭스탭(이호경 감독, 박철홍-박재용 코치)의 지도하에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한다. 강팀의 필수조건이라는 강한 중심라인을 가진 성남고의 2002년이 기대된다.

<휘문고>

에이스 : 우규민(3 사이드)

클린업트리오 : 지석훈(우)-이유섭(우)-최연오(우)

-투수력-

고교무대에서는 언터쳐블에 가까운 사이드암 우규민(3)을 필두로 오른손 투수 김명제(1), 방창은(3), 전지훈(2)과 왼손투수 백상진(1), 두영진(2)등이 양적, 질적으로 수준급의 투수진을 구성하는데 성공했다. 우규민은 매년 성장하는 모습이 확연히 드러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 올 한해의 활약에도 큰 기대가 모아진다.

-수비력 및 타력-

공/수 모두 실속만점의 알짜배기 유격수 지석훈(3)과 2루수 김성일(3), 3루수 이학준(2)등이 튼튼하게 지키고 있다. 전지훈은 3루수로 들어갈 수도 있으나 동계훈련 내내 투수쪽에 초점을 맞추고 연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하위타선 할 것 없이 언제든 장-단타를 뽑아낼 수 있는 것이 휘문고 타선이다. 현재 주전 외야수인 이호신이 빠져있는 상태인데도 전혀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

-총평-

투타 모든 면에서 서울지역 최고의 전력을 갖춘 강팀으로 생각된다. 투수력, 타력, 수비력, 기동력등 중에서 어느 한곳 특별한 약점을 꼽기가 어렵다. 단, 한가지 징크스랄까 걱정이랄까 가 있다면... 2학년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우승을 일궈낸 팀은 그 다음해 그 선수들이 3학년이 되면 대체로 우승을 못한다는 속설이 있다는 것인데...(박노준-김건우의 선린도 고3때는 우승을 하지 못했다) 과연 휘문이 이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를 관심 있게 지켜봐야겠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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