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특집]취학아동 준비 이렇게…'학교가는 길' 5계명

  • 입력 2002년 2월 20일 17시 22분



3월에 자녀를 초등학교에 취학시키는 학부모들은 벌써부터 마음이 들떠 있다. 학부모들은 아이가 생전 처음 경험하게 될 학교 생활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 마음 한 구석에 불안감이 생기기도 한다.

아이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차츰 학교라는 조직문화에 적응하게 되는 만큼 너무 초조해 하기보다 자녀에게 미리 미리 준비를 시켜둘 필요가 있다.

▽생활 습관 익히기〓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밤에는 일찍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밤 10시에는 반드시 잠자리에 들게 하고 아침에는 오전 7시 전에 일어나도록 해야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다. 아이들만 일찍 자라고 할 것이 아니라 부모도 밤 늦게까지 TV를 보는 습관을 버리고 자녀와 함께 일찍 잠을 자는 등 모범을 보여야 한다.

또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이를 닦고 세수하기, 옷 입기, 신발 신기 등을 혼자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제는 어린 아기가 아니므로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그러나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기보다 아이와 함께 상의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가 있다.

혼자서 배변을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등교 전에 화장실에 가도록 하고 학교에서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손을 들고 선생님에게 말하도록 일러줘야 한다.

▽학교 생활 적응하기〓입학 전에 미리 등굣길을 아이와 함께 답사해 보자. 아이가 길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까지 가면서 학교는 과연 어떤 곳일까 하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불량 음식점, 오락실 등 등굣길에 아이 교육에 좋지않은 요소는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건너는 연습도 미리 해야 한다. 함께 학교에 다닐 친구가 있으면 짝을 지어 답사를 해 보는 것도 좋다.

또 아이가 입학할 학교의 시설을 미리 살펴보고 낯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세면대와 화장실 이용하기 등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예’ ‘아니오’로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표시할 수 있게 가르쳐야 한다. 어른에게는 존댓말로 정중하게 대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집주소와 전화번호도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확인해 보자.

▽학습 능력 기르기〓초등학교 입학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 출발선에 들어서는 것과 같다. 입학 전부터 글자와 숫자를 모두 익힐 필요는 없다. 유치원에서 다루는 글자와 숫자를 알면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도 수업을 따라가는 데 큰 문제가 없다.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고 시계를 보고 시간을 알 수 있으며 1에서 10까지의 숫자를 보고 읽을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

요일과 어제, 오늘, 내일 등 기본적인 낱말을 혼동하지 않도록 하고 색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쓰기보다는 말하기와 읽기가 더 중요하다. 간판이나 과자 봉지 등에 있는 글자를 이용해 재미있게 글을 익힐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건강상태 확인〓색깔을 구별하는 데 지장이 없는지, 기본 시력은 정상인지를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또 소리를 듣고 구별하는 데 이상이 없는지, 정해진 시간 동안 의자에 앉아 수업을 받을 수 있을 만큼 기초체력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최소한 20분 이상 주의를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집중 능력은 아이가 좋아하는 동화책을 들려줘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입학 뒤 적응 관찰〓환경이 변하면 아이들은 금방 피로와 스트레스를 느낀다. 이럴 때는 칭찬과 격려로 용기를 북돋워 줘야 한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도록 하고 새 친구와 재미있게 지내려면 먼저 양보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줘야 한다. 수줍음이 많아 친구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꺼리는 아이에게는 남의 앞에서 말하는 기회는 자주 만들어 자신감을 키워줘야 한다.

처음 학교에 갈 때는 교실까지, 다음에는 교실 입구까지, 그 다음에는 교문 앞까지만 데리고 가는 등 아이가 서서히 등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선생님은 무섭다’는 인식을 아이에게 심어주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모가 교사를 신뢰해야 아이도 교사를 믿고 따른다.

서울시교육청 정병택(鄭炳澤) 초등장학사는 “자녀가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으면 즉시 편지나 전화로 교사와 상담해야 문제를 일찍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선생님 조언 "말씨-예절지도 우선 가정에서"▼

‘우리 아이 선생님은 어떤 분이실까?’ ‘입학 전에 무엇을 가르쳐야 될까?’ ‘내 아이가 뒤처지지는 않을까?’

가정의 보배요, 희망인 소중한 자녀들을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시키시는 부모님은 그 어느 때보다 가슴이 설렐 것입니다. 새로 입학하는 어린이들도 학교에 대해 새로운 기대와 호기심에 가득 차 있지만 한편으로는 불안감을 느낀답니다.

긍정적인 생각이 긍정적인 생활을 만들고 빠른 적응력을 길러줍니다. 학부모들께서는 자녀가 학교를 바르게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입학할 때까지 가정에서 계획적인 지도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린이에게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시키지만 말고 부모님도 함께 실천하는 모습에서 자녀의 올바른 생활습관이 길러지거든요.

첫째, 학교는 즐거운 곳이란 인식을 심어주세요. 학교는 친절하고 훌륭한 선생님과 또래 친구들이 함께 공부하고 노는 재미있는 곳이라고 자연스럽게 일러주면 됩니다.

둘째,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 주세요. 처음 공동생활을 하는 어린이들은 무척 피곤해 합니다. 식생활에 유의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도록 하고 특히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하고 가족도 함게 노력해야 합니다.

셋째, 말씨에 대한 교정과 예절지도에 힘써 주세요. 존댓말을 쓰도록 하고 선생님께는 두 손으로 드리고 받는 예절, 장소에 따라 할 수 있는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분간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운동장에서는 마음껏 소리를 지르고 뛰어 놀 수 있지만 교실이나 복도에서는 조용히 하고 뛰어서는 안 됩니다. 화장실에서는 줄을 서서 기다리도록 질서와 규칙을 가르쳐줘야 합니다.

넷째, 자기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학교가 싫어지고 학교생활에 실패하기 쉽습니다. 너무 재촉하거나 성급하게 꾸짖기에 앞서 그날그날 있었던 일, 친구들과의 관계 등 어린이가 하는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가급적 많은 대화를 하도록 해보세요.

학교생활은 어디까지나 즐거워야 하고 희망에 차야 합니다. 좋은 생활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쉬운 것부터 조금씩 무리 없이 지도되어야 합니다. 어려운 글자나 수학문제를 강행해서 이미 한글을 다 깨우치고 덧셈, 뺄셈도 할 줄 안다고 자랑할 일이 아닙니다. 잘못된 학습 태도나 자만심을 고치는 것은 새로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어렵거든요.

내 아이는 남보다 앞서야 하고 항상 1등을 했으면 하는 욕심이 들지요.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칫 일생을 마음 편히 살 수 없는 경쟁병에 걸리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마음이 달라질 겁니다. ‘내 아이’와 ‘남의 아이’를 너무 따지지 말았으면 합니다. 학부모님이 건전한 교육관을 가질 때 여러분의 자녀들도 튼튼하고 맑게 자랄 것입니다.

최경자(서울 한서초등학교 교무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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